김용현 ‘나치 시대 저항시’ 읊으며 계엄 정당화…노상원은 ‘누가복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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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사건 항소심 선고를 앞둔 결심 공판에서 군·경 지휘부들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거나 반성과 후회의 뜻을 밝히는 등 제각각의 최후진술을 내놨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의 심리로 5일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8명의 내란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은 악성 종양을 넘어 암 덩어리가 발생해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라며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과 대화 과정에서 제가 인식한 암 덩어리는 세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암 덩어리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 ‘종북 세력과 반국가 세력’, ‘선거의 공정성과 무결성 붕괴’ 등을 들었다. ‘부정선거론’을 비롯한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직전에 대통령님께서 저에게 한 말씀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장관님, 계엄을 하게 되면 내가 감당하기 힘든 정치적 고초를 겪을 수 있다. 나도 인간인데 대충 타협하고 적당히 대통령직 끝내고 노후를 편하게 보내고픈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나라가 어떻게 되든 나 혼자 편하자고 거대 야당의 망국적 패악질과 반국가세력 준동을 그냥 두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기에 결코 그럴 수 없다. 국민에게 작금의 위기 상황을 알려야 한다’ 눈물을 머금은 대통령님 눈에는 오직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깊은 고뇌와 절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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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민주주의자들을 가뒀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나를 덮쳤을 때 아무도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없었다”라며 독일 루터교 목사인 마르틴 니묄러의 시를 인용한 뒤 “경청해줘서 감사하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야당을 비롯해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체포 등을 시도한 인물이 나치 독일 시절 권력의 부당한 탄압에 맞선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시를 읊은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최후진술에서 “구치소에서 성경을 읽다 보니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되고 감춰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었다”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눈 가리고 아웅 해봐야 소용없다”라고 말했다. 누가복음 12장2절에 나오는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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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 우리는 1+1은 2인데, 11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 그들은 왼쪽, 오른쪽에 붙이면 11인데 이 중요한 거를 지금껏 몰랐다며 잘 살펴보고 또 생각을 조금만 진보적으로 하면 1+1은 11이라고 한다”라며 “자기들끼리 모여서 1+1은 11이라 주장하며 1+1은 2라고 하는 사람들은 우리 편이 아니라고 외치고 서로 박수 치고 눈물 흘려주며 선동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정상적인 눈과 귀를 가졌고 여러분에 의해 1+1이 2인지 11인지 판가름이 날 것이다”라며 “저는 익어가는 가을과 더불어 여러분 기억에서 사라질 거다. 여러분 주권은 여러분과 후손의 것이다. 지금까지 많이 속았지 않냐. 소중한 주권을 빼앗기지 마라”며 말을 맺었다.
반면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조 전 청장은 “국회 통제에 대해 결과 여부를 떠나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리고 함께 재판받는 관계자들이 저로 인해 힘든 시간 보내는 것 죄송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고 최후진술에서 밝혔다. 다만 “경찰은 상급자에 대한 이의제기한 경험이 있다. 경찰은 그렇지 않다”며 “경찰은 개개인이 독립된 기관이 아니고 국가공무원법에 공무원이 직무수행할 때 직속상관에 복종해야 한다고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12월3일 저녁에 제 명령에 따른 직원은 그 명령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명령이 아니었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함께 재판정에 선 경찰 간부들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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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청장 역시 “국가적 위기와 혼란의 순간에 국민의 안전과 민주적 질서를 보호할 공직자의 책무를 다하지 못해 오늘 이 법정에 서게 됐다”며 “저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충격과 상처를 받은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몸담은 경찰 조직 동료들에게 머리 숙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 저에게 내려지는 어떠한 처분도 달게 받겠다. 그리고 남은 삶은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미처 감당하지 못한 그 책임의 무게와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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