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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3, 2026

대법 “소멸시효로 패소한 과거사 피해자, 진화위 결정 받으면 재소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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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대법원 청사.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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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소멸시효 도과를 이유로 패소했어도,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면 이를 근거로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경찰의 ‘좌익세력 소탕작전’으로 총살당한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23일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한국전쟁 전인 지난 1949년 7월 군경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사망한 ㄱ씨에 대한 유가족으로, 지난 2012년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도과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확정받았다. 이후 진화위는 2023년 8월 ‘경북 영덕 군경이 좌익활동 또는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혐의 등을 이유로 망인을 포함한 민간인 20명을 적법절차 없이 살해한 행위는 불법’이라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원고들은 이를 근거로 2024년에 다시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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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시 제기한 소송에서도 원고들은 패소했다. 1·2심 법원은 앞선 손해배상 사건의 원고패소 확정판결의 기판력(확정판결을 번복할 수 없는 구속력)을 이유로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원고들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상고심 심리 도중 개정된 과거사정리법의 ‘소멸시효 특례’ 조항을 적용해 원고들에게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월 개정된 과거사정리법에는 법 시행 전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람은 법 시행으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들 중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이미 소송에서 패소한 사람도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특례 규정이 새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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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개정 과거사정리법 취지는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가 과거 반민주적·반인권적 행위의 희생자와 피해자에 대한 배상이 철저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반성의 토대 위에서, 장기 소멸시효기간을 배제하거나 스스로 시효이익을 포기하고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새로이 제기하더라도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한 패소 확정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도록 한 것”이라며 “개정법 시행 이전에 희생자 및 피해자에 대해 진실규명결정이 이뤄졌다면 비록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한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희생자의 유족들과 피해자 등은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일로부터 3년 내에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이는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이전에 이미 손해배상청구의 소가 제기돼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당시 소송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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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관계자는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의 특례에 관한 적용례인 개정 과거사정리법 부칙 제5조가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당시 소송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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