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여론조사’ 결과 부정하는 트럼프···민주당, 150가지 시나리오로 트럼프 선거 개입 대비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연일 부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 판세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나리오별 모의훈련까지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여론조사는 항상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과소평가해왔다”면서, 2024년 대선 때 여론조사 업체들이 마가 지지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예측에 대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선거 전략가 딕 모리스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의 지지율이 2025년 11월 이래 줄곧 47~50%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집계하는 최신 여론조사 결과 평균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고유가·고물가의 영향이지만,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역시 이 같은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 그는 이날 “당파적인 여론조사 기관들은 국민이 (경제 때문에) 우울해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민주당의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파악한 소매업체와 은행들의 반응은 다르다면서 “모든 선거에서 틀린 예측을 해온 여론조사 대신 정부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믿으라”고 강조했다.
상·하원이 모두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자신들의 패배 가능성을 아예 부정하고 나서자, 민주당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2020년 대선을 ‘도둑맞은 선거’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부정선거’를 바로잡겠다며 노골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추이. 자료: 뉴욕타임스
CNN은 민주당이 소속 의원들과 법률 전문가, 전직 당국자들과 함께 구체적인 가상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과 주방위군을 투표소에 배치하거나, 외국 적대세력의 투표 시스템 해킹 발표 후 연방 당국이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사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이 투표장소가 변경됐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가상 시나리오 등을 논의했다.
또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인공지능(AI) 허위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촉발해 유권자 명부에서 적격 유권자를 삭제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조 모렐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당)은 선거 당일과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150가지 시나리오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러한 대책 회의들은 단순히 트럼프의 터무니없는 위협을 저지할 방안을 모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트럼프와 측근들이 할 수 있는 많은 변수와, 준비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우리의 허점을 상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선거 과정을 감시할 자원봉사자 훈련에 나섰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중간선거에 앞서 2500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1만명의 자원봉사자를 훈련한 것으로 전했다. CNN은 “이런 광범위한 대응 방안은 민주당이 연방 정부의 선거 개입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미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투표소에 ICE 요원을 배치하는 것에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내란법을 발동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내란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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