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아빠, 꼭 다시 만나요”…일곱살 딸 편지에 빈소 눈물바다
남편을 잃은 아내는 빈소를 찾은 남편의 동료들을 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함께 빈소를 지키던 동료 소방관들도 내내 눈물을 흘렸다.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진석 소방위(44)의 빈소에는 그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동료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다.
동료들은 제복을 갖춰 입고 영정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한 동료 소방관은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소방관이었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영정 앞에는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 고사리손으로 쓴 편지(사진)가 놓여 있었다. 아이는 ‘보고 싶은 아빠께’로 시작하는 편지에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고 썼다. 이어 “그리고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라고 적었다. 편지 끝에는 빨간 하트 모양과 함께 ‘출동’이라는 문구와 119 소방차 그림을 그려 넣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손녀가 아빠 영정 앞에 써 놓은 손편지를 보면 눈물이 난다”며 “사위는 손녀와 메뚜기를 잡는 등 채집활동 하는 것을 좋아했고, 영결식 날이 된 19일에도 함께하려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된 세종시 세종중앙공원에도 제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거나 고개를 들지 못한 채 한참을 서 있었다. 한 동료는 영정 앞에서 얼굴을 감싸 쥐고 조용히 흐느꼈다.
분향소 앞에서 줄지어 선 시민 20여명 역시 두 손을 모은 채 조용히 추모 순서를 기다렸다. 시민들은 분향소를 빠져나오면서도 한참을 뒤돌아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손모씨(49)는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족과 소방청에 따르면 결혼 8년차인 김 소방위는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이었다. 2주 뒤 경기도의 아파트로 이사해 새 보금자리를 꾸릴 예정이었다.
그는 올해 1월에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앞장서 모범 소방공무원상을 받는 등 총 네 차례 표창을 받은 13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사고 당일 고인은 24시간 근무를 거의 마치고 오전 9시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퇴근을 불과 22분 앞둔 오전 8시38분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그는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것이 김 소방위의 마지막 임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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