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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15, 2026

[내 사건에, 내 자리를] 피해자는 가해자 출소 이후가 두렵다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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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상. 한수빈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상. 한수빈 기자

[내 사건에, 내 자리를] 피해자는 가해자 출소 이후가 두렵다 [플랫]

김가온씨(가명·34)는 가해자가 감옥에 간 뒤 ‘나는 5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가온씨는 2023년 8월, 교제한 지 2주 됐던 당시 남자친구의 차에 감금돼 폭행을 당했다. 한번 시작된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헤어지자고 하면 가해자는 너를 죽이겠다고 하거나 부모님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12월 가해자는 스토킹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이후에도 위협은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가온씨는 감금과 상해, 폭행, 협박, 스토킹 등의 혐의로 가해자를 형사고소했고, 가해자는 2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잠정조치를 100회 넘게 위반한 데다 상해 정도도 심했기 때문이다. 10년 전 같은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도 반영됐다.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받았기에 가온씨는 그나마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5년 뒤가 두렵다. 가해자는 수감되기 전에도 법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하러 오지 않을까, 가해자를 다시 만나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석방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도 그를 불안하게 한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출소한 수형자 4명 중 1명(24.1%)이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재판이 끝나고 가해자가 죗값을 치르면 모든 일이 해결될까.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출소 이후를 두려워한다. 피해자의 변호인이 통상 재판까지만 조력한다는 점도 재판 후 피해자가 방치되는 결과를 낳는다. 2023년 김포에서는 옛 연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복역한 40대 남성이 출소 후 허위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주소를 찾아내 보복 협박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

형사소송법은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검사가 공소제기여부, 재판결과 등과 더불어 피의자·피고인의 구속·석방 등 구금에 관한 사실 등을 신속하게 통지하도록 규정한다. 범죄피해자보호법도 피해자가 신청하면 가해자의 출소나 석방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한다. 문제는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피해자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를 누가 언제 피해자에게 안내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 보호 장치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가온씨도 가해자 출소일을 피해자 신청으로 알 수 있다는 것까지는 몰랐다.

조윤희 법무법인 이채 변호사는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피해자 신청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애매하다. 검찰청마다 피해자에게 ‘이러이러한 제도가 있으니 통지를 받겠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있고 아닌 곳도 있어 편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가해자가 (피해자 쪽이) 전혀 예견하거나 알지 못한 상태에서 1년이 지난 뒤 가석방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신청주의 형식의 현행 제도는 실제 피해자 안전망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자를 보복범죄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보복범죄 위험이 높은 성폭력 등 친밀관계폭력에서는 가해자 출소나 석방, 이송 등 신변 변동 정보를 피해자에게 자동 통지하도록 법령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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