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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2, 2026

[단독] ‘제2의 삶’ 산다던 퇴역 경주마, 셋 중 하나는 ‘생사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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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31일 불법도축이 확인된 제주시 애월읍 한 농장에서 은퇴한 지 20여일 지난 퇴역 경주마가 발견됐다. 제주비건 제공
지난 7월31일 불법도축이 확인된 제주시 애월읍 한 농장에서 은퇴한 지 20여일 지난 퇴역 경주마가 발견됐다. 제주비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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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에서 은퇴한 뒤 승용마로 ‘제2의 삶’을 사는 것으로 여겨졌던 말 세 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현장 조사에서 생존이 확인되지 않았다. 승용마 전환이 은퇴 경주마 복지 척도로 꼽혀온 만큼, 퇴역 경주마 사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한국마사회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2025년 승용으로 전환된 경주마는 1907마리였다. 이 가운데 지난해 ‘승용전환 퇴역 경주마 실태조사’에서 현장을 통해 확인한 말은 1213마리로, ‘생존 확인율’은 63.6%였다. 나머지 694마리(36.4%)는 서류상 승용마로 전환됐지만, 생존이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전체 퇴역마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절반 가까이는 이미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569마리 가운데 46.4%(3045마리)는 폐사, 검수를 마친 말은 35%(2302마리), 현재 상태를 알 수 없는 말은 18.6%(1222마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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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 전환이란, 경주마가 은퇴 뒤 승마용 말로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통상 경주마들은 만 2살 무렵부터 2~4년가량 경주에 나서고, 대략 5~6살 전후 은퇴한다. 은퇴할 때 ‘용도 전환’을 하게 되는데, 이때 승마, 관상·교육, 번식, 미정(퇴역 시점에 목적이 정해지지 않음) 등으로 용도를 기재한다. 말의 평균 자연수명이 25~30살인 점을 고려하면, 경주마가 은퇴한 뒤에도 20년 넘는 생이 남는다. 이 때문에 승용 전환은 경마에서 쓰임을 다한 말을 도태시키지 않고 재활·교육을 거쳐 ‘제2의 삶’을 살게 한다는 점에서 말 복지의 척도로 여겨져 왔다.

다만 서류에 기재되는 용도와 실제 말들의 상태가 다르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실제 신장식 의원실에서 2021~2026년 퇴역한 경주마 7396마리의 개체 내역을 분석한 결과, 생존으로 기재된 3842마리 가운데 215마리(5.6%) 용도·소재지가 모두 ‘미상’으로 조사됐다. 서류에 생존으로 적혔더라도 해당 말의 현재 소재나 사육상태까지는 담보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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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신장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2025년 승용 전환된 1907마리 중 36%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의원실 제공
한국마사회가 신장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2025년 승용 전환된 1907마리 중 36%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의원실 제공

소재·생존이 불분명한 말을 관리하는 방식에도 허점이 있다. 마사회는 퇴역 경주마의 서류상 소재지·용도와 실제 상태를 일치시키는 작업(현행화)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상 말을 선별해 경주마 정보 누리집인 ‘말산업정보 포털’에서 ‘불명’으로 분류한 뒤 한 달간 이의신청이 없으면 ‘폐사’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실제로 죽은 말과 행방이 끊긴 말을 모두 ‘폐사’로 분류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는 현행화와 폐사를 구분하고, 말이 실제로 죽은 경우에는 폐사 사유와 일자 등 구체적인 정보를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가 부정확한데도, 마사회는 경영평가에서 승용전환율 상승을 말 복지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2024년 보고서에는 승용전환율이 2023년 32.65%에서 2024년 42.96%로 10.31%포인트 높아졌다고 기재했고, 2025년 보고서에는 47.15%로 추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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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의원은 “퇴역마가 승용마로 전환돼 제2의 삶을 살게 됐다고 내세우려면, 말이 승용 전환 이후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생존마로 집계한 말조차 현장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한다면 퇴역경주마의 삶을 제대로 관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존·소재 미확인 말에 대한 후속 조사를 하고, 실제 폐사가 확인된 경우와 행정상 폐사로 처리한 경우를 분리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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