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은 거뜬히 쓸 줄 알았는데…자꾸 고장 나는 우리 집 가전, ‘이 습관’부터 바꿔보자
과부하, 먼지, 습기, 열, 잘못된 세척법은 성능을 떨어뜨리고 부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pexels
큰맘 먹고 사는 가전제품, 한번 사면 10년쯤은 거뜬히 쓸 것 같지만 실제 사용 환경은 생각보다 혹독하다. 냉장고 문을 수없이 여닫고, 세탁기에는 빨래를 가득 채우고, 건조기는 먼지 필터를 대충 털어낸다. 전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는 ‘물과 음식물을 다루는 제품이니 어느 정도 더러워도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전제품도 자동차처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과부하, 먼지, 습기, 열, 잘못된 세척법은 성능을 떨어뜨리고 부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제품마다 구조와 권장 관리법이 다르므로 가장 먼저 설명서를 확인해야 하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공통으로 주의할 만한 습관을 정리했다.
냉장고 뒤쪽에 먼지가 쌓여도 그냥 둔다
냉장고는 내부만 깨끗하게 닦는다고 관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뒤쪽 기계실 주변에 먼지가 쌓이면 열을 외부로 내보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냉장고 뒷면 기계실의 먼지를 1년에 한 번 정도 진공청소기로 제거하면 냉장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청소할 때는 안전을 위해 전원 플러그를 빼고, 기계실 덮개를 임의로 분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냉장고 안에 음식물을 지나치게 빽빽하게 넣는 것도 좋지 않다. 냉기가 순환할 공간을 확보하고, 뜨거운 음식을 바로 넣는 대신 충분히 식혀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문을 ‘쾅’ 닫거나 고무 패킹을 방치한다
냉장고 문 주변의 고무패킹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문이 제대로 밀폐되도록 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패킹에 음식물 찌꺼기나 이물질이 끼거나 오래되어 밀폐력이 떨어지면 냉기가 새어 나갈 수 있다. 냉장고 문이 제대로 밀폐되는지 종이를 끼워 확인하기도 한다.
패킹은 부드러운 천에 중성세제를 묻혀 닦고 물기를 제거한다. 냉장고 표면이나 패킹을 거친 수세미로 문지르거나 강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피한다.
세탁기를 ‘꽉꽉’ 채워 돌린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세탁기 돌리는 횟수를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지만, 무조건 많이 채워 넣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과도하게 넣으면 세탁물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세탁 성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탈수 과정에서 진동과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불이나 두꺼운 겨울옷처럼 물을 많이 먹는 세탁물은 무게가 급격히 늘어나므로 ‘통이 들어갈 만큼 들어갔다’는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세탁기의 표시 용량을 절대적인 ‘부피 한도’가 아니라 제품이 처리할 수 있는 세탁량으로 생각한다. 이불·패딩 등은 제품 설명서에서 별도 세탁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세탁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아버린다
세탁기를 사용한 뒤 문을 꼭 닫아두는 습관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탁기 내부에는 물기가 남게 마련이라 사용 직후 밀폐된 상태로 오래 두면 습한 환경이 지속돼 냄새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세탁 후에는 세제함과 세탁물 투입구를 열어 내부를 충분히 건조시켜야 한다. 특히 드럼세탁기는 고무패킹 안쪽에 물과 이물질이 남기 쉬우니 잘 닦아낸다.
건조기를 돌리면서 먼지 필터를 대충 턴다
건조기의 먼지 필터는 ‘시간 날 때 한 번씩 청소하는 부품’이 아니다. 옷에서 떨어진 먼지가 필터에 쌓이면 공기 흐름을 방해해 건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제품에 따라 열교환기나 추가 필터 관리도 필요하다. 건조기의 먼지필터와 열교환기 등을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열교환기를 청소할 때는 촘촘한 핀이 휘어지지 않도록 무리한 힘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기세척기에 음식물을 그대로 넣는다
식기세척기를 사용할 때 흔히 하는 두 가지 극단적인 행동이 있다. 음식물을 잔뜩 묻힌 채 넣는 것과, 식기 하나하나를 물로 완전히 씻은 뒤 넣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 관련 기관은 큰 음식물 덩어리와 뼈 등은 긁어내되, 일반적인 경우 식기를 미리 물로 씻을 필요는 없다고 안내한다. 다만 제품에 따라 권장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 설명서를 우선해야 한다.
또 식기를 너무 빽빽하게 넣으면 물 분사 노즐의 움직임이나 물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 식기세척기 내부에서 물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으면 세척력도 떨어진다.
에어컨 필터 청소를 미룬다
에어컨은 여름이 끝나면 그대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필터에 먼지가 많이 쌓이면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냉방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필터는 제품 설명서에서 정한 주기에 맞춰 청소하고 완전히 건조한 뒤 장착한다. 내부 열교환기나 팬처럼 사용자가 임의로 분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리해서 청소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 안에 음식물이 튀어도 그냥 쓴다
전자레인지는 음식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내부 벽과 천장에 국물이나 기름이 튀기 쉽다. 이를 오래 방치하면 냄새와 오염이 쌓일 수 있다. 그렇다고 청소한다고 내부에 물을 직접 들이붓거나 거친 수세미로 문지르는 것은 금물이다. 전자제품인 만큼 제품 설명서에서 허용하는 방법으로 전원을 차단한 뒤 부드러운 천으로 닦는 것이 기본이다.
전자레인지뿐 아니라 어떤 가전이든 ‘물을 많이 쓰면 더 깨끗해진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냉장고 역시 청소할 때 물을 직접 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가전제품 위에 물건을 잔뜩 올려둔다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등은 집에서 가장 좋은 ‘임시 선반’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제품마다 열을 배출하거나 통풍을 확보해야 하는 공간이 있다. 특히 열이 발생하는 제품 주변의 통풍구를 막으면 제품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전제품을 벽이나 다른 가구에 지나치게 밀착시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냉장고처럼 열을 외부로 방출해야 하는 제품은 설치 공간 자체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설명서에 표시된 주변 여유 공간과 통풍 조건을 지킨다.
고장 날 때까지 청소하지 않는다
가전제품 관리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문제가 생기면 그때 청소하거나 수리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필터나 패킹, 배수구, 먼지 필터처럼 사용자가 관리할 수 있는 부품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편이 좋다. 가전제품 제조사는 제품별로 필터, 세탁조, 열교환기, 냉장고 후면 등의 관리 항목을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
단, 청소와 분해 수리는 다른 문제다. 사용자가 직접 청소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관리하되, 제품 내부를 임의로 분해하거나 전기 부품에 물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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