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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1, 2026

[뉴스 분석]청년 분노 눈감고 폭력만 보는 정치…격화되는 프랑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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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불길 옆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불길 옆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공공부채 ‘눈덩이’…긴축재정에 해결책도 안 보여

프랑스의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자 당국이 야간 통행금지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하도록 지시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부각되자 정치권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극우는 이민과 치안을, 극좌는 경찰의 과잉 진압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2027년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 정치권이 폭동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 시위 출발점이 된 사회·경제적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시위는 교사 부족과 열악한 교육 여건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에서 출발했다. 생활비 상승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더해져 전국적인 사회운동으로 확대됐지만, 지난 17일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진 뒤 논의 중심은 치안과 질서 회복으로 옮겨갔다.

정치권은 폭력 사태를 저마다의 논리로 해석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진영은 정부의 치안 실패를 공격하는 동시에, 이민 문제를 폭력과 연결 짓고 있다. 반면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과 소속 의원들은 시위에 직접 참여하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난하고 있다.

중도 진영도 뚜렷한 출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청년층의 불만을 의식해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의 교육·재정 정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 역시 정부의 위기 대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위 시발점인 교육 문제는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두 차례 임기 동안 중고등학교 교원 수는 줄었지만 중등교육을 받는 학생은 약 25만명 늘었다. 2024~2025학년도에는 결근한 교사를 대체하지 못해 수업이 이뤄지지 않은 시간이 약 1540만시간에 달했다.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 시설과 불투명한 진학 제도에도 항의했다.

‘노란 조끼’때 같은 금융 지원 난항
치안력 부족에 ‘안보 참사’도 거론

시위가 시작된 파리 외곽의 ‘방리유’는 이런 불평등이 집약된 곳이다. 파리 외곽 교외 지역을 뜻하는 방리유는 저소득층과 이민자 가정이 밀집해 교육·고용·주거 여건의 격차가 큰 곳이다. 교육 기회와 생활비 부담에 관한 불만에 이민자·소수 종교 차별, 경찰의 강경 대응에 대한 반발이 겹치며 시위가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아우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논의는 복합적인 불만을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폭력 사태의 책임을 따지는 데 쏠려 있다. 시위 참가자 전체를 폭력 세력과 동일시하거나 모든 폭력을 국가 책임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는 청년들의 요구에 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장벽은 재정난이다. 프랑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19.3%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를 GDP의 5.4%에서 5.0%로 낮추기 위해 430억유로 규모의 긴축안을 마련했다. 기존 대책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총 540억유로에 달한다.

2018~2019년 ‘노란 조끼’ 시위 때와는 재정 여건이 다르다. 당시 정부는 유류세 인상과 생활비 부담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구매력 보전을 위해 약 110억유로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부진과 부채 이자 부담에 유럽연합(EU)의 재정적자 감축 압박까지 겹쳐 대규모 지원으로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치안 대응에 투입된 인력도 과거보다 적다. 당국은 이번 시위에 전국적으로 약 6만명의 치안 인력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노란 조끼 시위 당시의 약 12만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폭력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경찰이 엘리제궁 인근까지 접근한 폭도들을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르몽드는 이번 사태를 ‘안보 참사’로 규정했다. 정보기관의 시위 규모 예측이 빗나갔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추가 시위와 파업이 예고돼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란 조끼 운동 세력은 오는 24일 다시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주요 노동조합들도 다음달 5일 파업과 시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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