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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8, 2026

피싱에 속아 모텔서 사흘간 반성문…사기범에 3천만원 대출해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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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흘간 고립돼 있던 객실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지난 22일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흘간 고립돼 있던 객실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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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모텔에서 사흘간 고립된 30대가 경찰에 구조됐다. 대출받은 3100만원을 사기범에게 보낸 피해자는 자신을 구하려고 연락한 경찰마저 가짜로 의심했다고 한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2일 서울 강동구의 한 모텔에서 피해자 ㄱ씨를 구조하고, 추가 대출 4200만원을 막았다고 28일 밝혔다.

경찰과 피해자 설명을 종합하면, ㄱ씨는 지난 20일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자신 명의로 된 계좌가 범죄에 쓰여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구치소에 들어가는 대신 모텔에서 조사를 받도록 편의를 봐주겠다며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이를 믿은 ㄱ씨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며 연차를 내고 모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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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은 ㄱ씨에게 휴대전화를 추가로 구입하게 하고 원격제어가 가능한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ㄱ씨가 금융감독원에 확인 전화를 걸어도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112에서 걸려왔다고 믿었던 전화 역시 사기범의 전화였다.

모텔에서는 식사와 수면 등 일부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반성문을 쓰게 했다. 일당은 수시로 내용을 보내도록 해 확인했고, ㄱ씨는 사흘간 휴대전화 메모장에 에이포(A4) 용지 45장가량의 반성문을 썼다고 한다.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하다며 ‘보이스피싱 예방교육’까지 했다. 이어 계좌를 추적하는 조사 절차라며 대출과 송금을 요구했다. ㄱ씨는 3100만원을 빌려 보냈고 추가 대출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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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ㄱ씨에게 연락한 것은 지난 22일 오전이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에서 악성 앱 설치가 의심되고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사람들의 연락처를 받아 피해 여부를 확인하던 중이었다.

ㄱ씨는 회사 회의 중이라며 통화를 서둘러 끝내려 했다. 일당이 미리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하는 경찰은 가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기색을 감지한 경찰관은 여러 차례 다시 전화해 정상적인 수사 절차를 설명했다. 무전 소리를 들려주고 가까운 경찰서로 가보라고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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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ㄱ씨도 사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에 자신의 상황을 물어봐 보이스피싱이라는 답변을 들은 뒤, 경찰에게 모텔에 머물며 추가 대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고 한다.

경찰은 서울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하고 모텔로 출동했다. 이동하면서 금융회사 두 곳에 연락해 추가 대출 승인을 중단시켰고, 모텔에 도착해 ㄱ씨를 구조했다. 이미 송금한 3100만원에 대해서도 계좌 지급정지를 시도했지만 돈은 빠져나간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범죄조직의 지속적인 협박과 심리적 통제로 피해자가 실제 경찰관의 신분마저 믿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상대방 지시에 따르지 말고 즉시 112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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