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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3, 2026

대법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재심 면소도 국가배상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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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민주화계승사업회 등이 지난 2018년 10월25일 오전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미문화원 폭파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대구경북민주화계승사업회 등이 지난 2018년 10월25일 오전 대구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미문화원 폭파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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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1983년 대구 미국문화원에서 있던 폭파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가혹수사를 받은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낸 국가배상소송에서 소멸시효 도과 등을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던 원심의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3일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18억3000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들 일부의 청구만 받아들인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은 지난 1983년 9월22일 대구미문화원 정문 앞에 있던 가방에서 폭발물이 폭발해 고등학생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경찰은 당시 경북대 학생 등 5명을 용의자로 보고 수사했고, 이 사건으로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등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옥살이를 했던 이들은 지난 2010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에서 가혹수사 피해가 확인돼면서 재심 청구를 통해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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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재심 판결을 근거로 지난 2020년 국가배상소송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재심에서 면소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당시 ‘처벌 근거가 된 법령의 폐지’ 등을 이유로 한 면소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무죄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아울러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 계산의 기준이 되는 ‘불법행위를 알게된 때’를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진 2010년 6월30일로 보고 이로부터 3년이 지난 일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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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법원은 이런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모두 파기했다. 우선 대법원은 원고들이 재심에서 면소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재심에서의 면소판결을 근거로 제기한 형사보상청구 사건에서 법원으로부터 국가의 보상금 지급의무를 인정받은 점 등을 근거로 “면소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판결이 선고됐을 것이라는 점에 관해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국가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형사보상청구 사건의 판단, 진화위 조사 등에서 드러난 가혹수사 실체를 종합하면 형사소송법상 원고들에게 무죄 요건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대법원은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도 도과하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일반인이 재심을 통해 유죄판결의 확정력이 배제되기 전부터 자신이 수사 단계에서 입은 피해와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입은 피해를 구분하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소멸시효 계산 시점을 진화위의 진실규명 결정 이후인 재심에서 면소 확정 판결이 있었던 2019년 10월9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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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손해배상소송과 관련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심으로 면소가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면소사유가 없었다면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는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재심대상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인한 손해에 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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