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이주노동자들 “우리는 노예 아니고 노동자”…서울 복판서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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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차리타(39)는 13일 “우리는 노예가 아니고, 자랑스러운 노동자”라며 “위 아 원(We are one, 우리는 하나), 위 아 레이버(We are labor, 우리는 노동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이날 낮 2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026 민주노총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열어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와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요구했다. 현장에 모인 이주노동자들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조금씩 따라 부르며 팔을 흔들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인력 통합지원 티에프(TF)’를 마련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구제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의 취업비자 유형별로 소관 부처가 나뉘어서 이주노동자 권익 보호가 종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돼 옴에 따라 정부가 비자·체류 관리와 노동시장 정책 간 서로 분절된 현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발표 시점은 올해 3월에서 5월로, 그리고 8월로 거듭 늦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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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차별이 계속되며, 올해는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이어졌다. 울산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6월 차리타처럼 일반기능인력(E-7-3) 비자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식대를 월급에서 공제하고,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등 차별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에이치디현대중공업 하청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가 곤돌라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산업재해도 일어났다. 이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전북의 자동차 부품 회사 일강에서는 노조에 가입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비자 연장을 거부하는 일이 일어났다. 폭염으로 지난 7∼8월에만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한 농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이 5명이나 숨지기도 했다.
이날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모두 차별과 배제 대신 존중을 외쳤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일강지회 조합원인 우즈베키스탄인 라지즈는 “노조가 없을 땐 이주노동자가 여권을 압수당하고, 임금을 차별당해 이제는 노조에 가입해서 현장을 바꾸고 있지만,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와 재계약을 무기로 우리의 노동권을 위협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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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임금 체불부터 강제 노동 등 일상 속 차별을 철폐하고,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비전문취업 비자는 물론, 일반·숙련기능인력 등 대부분의 이주노동 비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 변경이 제한돼 권리 구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메가특구에 대해 기울이는 관심의 ‘반의 반’만이라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쏟았다면 오늘 우리의 요구는 바뀌었을 것”이라며 “이주노동자는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할 상대가 아닌, 함께 탄압을 극복해야 할 동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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