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타고 월드컵 직관”···2조6000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천문학적 범죄수익으로 초호화 생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이용한 전세기 모습.충북경찰청 제공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2조6000억원대 대규모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기업형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전세기를 대여하는 등 막대한 부를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등 혐의로 43명을 검거하고 이 중 국내총책 A씨와 조직원 등 18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나머지 25명과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고액 상습 도박자 44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6년부터 말레이시아에 거점을 두고 스포츠토토, 바카라, 슬롯머신 등 대형 도박사이트 9개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2022년 5월부터 약 3년 9개월간 범행에 사용된 316개 계좌의 319만 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확인된 도금 규모만 약 2조668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1637억원을 특정하고 이 중 619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에 해외 총책을 두고 국내총책이 자금세탁과 대포통장 알선 등 국내 업무를 총괄하는 3각 지휘체계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헤드헌터를 통해 대학교수, 대기업 등 고학력 전문 인력을 영입해 충·환전팀, CS팀, 개발팀 등을 꾸렸다.
이들은 국내에 자체 게임회사를 설립해 도박 게임 엔진을 직접 개발·사용하거나 다른 사이트에 공급(B2B)하고, 필리핀에 카지노(정킷) 사업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조직원 끼리 영어 가명만을 사용하게 하고, 매주 실적 점검 회의를 여는 등 기업형 구조로 치밀하게 조직을 관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말레이시아 총책이 납치 사건 피해자였고, 이후 인터폴 수배로 확인돼 검거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 충북경찰청 제공.
이들은 특히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으로 초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우두머리급인 UAE 총책 B씨는 핵심 조직원들과 개인 전세기를 대여해 두바이에서 카타르까지 이동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조직원들과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했다.
말레이시아 총책 C씨는 현지에서 초호화 생활을 누리며 재력을 과시하다 지난 4월 현지에서 납치돼 300만달러를 뜯긴 뒤 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UAE 총책과 말레이시아 총책에 대해 강제 송환을 준비 중이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말레이시아 체류 조직원 21명에 대해서는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를 할 예정이다.
박종섭 충북경찰청장은 “사이버도박은 막대한 범죄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초국가 범죄로,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을 와해시켜 범행 의지를 원천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환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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