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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독서 의미 일깨우는 ‘.txt’…지식 큐레이션 역할 확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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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기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두번째 회의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대중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제14기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 두번째 회의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대중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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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앞쪽을 차지하는 종합면에는 그날 발생한 뜨거운 이슈를 다룬 기사가 주로 실린다. 정치적 사안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각종 사건·사고, 전쟁과 테러 등이 그 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다. 반면 뒤쪽에 배치된 문화면에는 공감과 위로를 주거나 지적 호기심을 채워 주는 콘텐츠가 다수다. 그래서인지 지면의 앞쪽보다는 뒤쪽을 더 유심히 본다는 독자들도 꽤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8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4기 열린편집위원회 두번째 회의에서는 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txt’ 섹션을 중심으로 한겨레의 문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수민 시민편집인 겸 열린편집위원장(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고은지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제이티비시(JTBC) 보도총괄 출신인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이김하롬 한겨레 후원회원, 이희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 한겨레 창간주주인 한창섭 혜윰문화원 원장이 참석했다. 황현숙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는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한겨레에서는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 최혜정 편집국 총괄부국장, 서정민 문화스포츠부장이 함께했다.

서수민 오늘은 ‘.txt’ 섹션을 중심으로 한겨레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고은지 .txt 섹션에 탁월한 필자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연재가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보면 기사 분류가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일하는 사람의 초상’이라는 연재가 있는데, 어떤 글은 노동에, 어떤 글은 문화에 있더라. 새책 소개도 학술과 책과생각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독자 입장에선 차이가 없는데, 한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 에스앤에스(SNS) 계정에서도 .txt 기사들이 잘 노출이 안 되는 것 같다. 홈페이지의 .txt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연재 목록이 있는데 여섯개만 보인다. 훨씬 많은 연재가 있는데 왜 일부만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좋은 콘텐츠가 많은데 그것들이 눈에 잘 안 띄고 활용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서수민 도서관이나 온라인 서점에는 보고 싶은 책 목록, 또는 사고 싶은 책 목록 같은 스크랩 기능이 있다. 한겨레에 양질의 책 관련 콘텐츠가 많으니 스크랩 기능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싶다. 뉴욕타임스나 가디언은 그렇게 하고 있다. 심지어 스크랩 기능을 책 판매와 연결해 주는 서비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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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사 분류와 노출 문제는 저희로서도 좀 아쉬운 부분이다. 관련 부서와 논의해 개선책을 찾아보겠다.

이희영 위원장님 말씀 듣다 보니, 책 소개 기사에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목록을 제시해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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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txt가 일종의 지식 큐레이션 같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콘텐츠의 효용을 키우고 한겨레 사이트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고은지 .txt에 연재물이 굉장히 많은데 각 연재가 어떤 내용을 다루고 누가 쓰는지 등에 대해 글이 실릴 때마다 서두에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처음 글을 접하는 사람도 그 연재물의 성격을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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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욱 그동안 한겨레가 ‘큰 이야기’만큼 ‘사람의 작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txt가 그런 바람을 잘 실현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사람의 초상’ 연재나 ‘여든 이후 책 1400권을 읽은 87살 독서가’ 이야기가 그 예다. 앤트로픽이 한강과 앤 카슨 등 노벨문학상 작가들의 책을 무단으로 내려받았다는 단독 보도, 국제출판협회 보고서에 담긴 ‘한국 출판의 간접 검열’ 문제 등 의제를 던진 보도도 돋보였다. 노벨문학상 발표 당일 ‘노벨문학상 앤 카슨 궁금해?…한겨레 서평이 입문 가이드야’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한겨레가 쓴 서평을 엮어 발빠르게 온라인에 제공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시도가 특별한 날에만 하는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txt의 일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난 한달 .txt 기사 133건 중 74건이 금요일에, 그것도 대부분 새벽 5시에 한꺼번에 올라왔다. 금요일자 지면이 온라인에 그대로 쏟아지는 구조다. 그렇게 한꺼번에 기사를 쏟아내면 온라인에선 기사들이 서로를 밀어내고 많은 기사들이 묻히게 된다. 지면과 온라인이 따로 가면 어떨까 싶다. 온라인에선 주중 편성 개념으로 나눠서 활용해 보자는 거다. 지면의 .txt가 일주일에 한번 펼치는 섹션이라면, 온라인의 .txt는 매일 찾아가고 싶은 서재가 될 수 있다.

서정민 제작 공정상 기사가 온라인에 한꺼번에 쏟아져 묻히는 문제는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면 섹션 만드는 데 허덕허덕하다 보니 온라인 대응까지 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디지털 전략도 좀 더 고민해 보겠다.

이희영 주말에 .txt 섹션을 꼼꼼히 읽으면 책 한 권 읽은 것 같은 만족감이 든다. 요즘 독서 자체가 어려운 환경인데, 함께 모여서 책 읽는 사람들 이야기나 책 읽는 현장 같은 걸 커버스토리 기획기사로 보여주니 참 좋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독서 모임이나 글쓰기 동아리 등을 잘 발굴해서 보도해줬으면 좋겠다. 도서관이나 지역 서점 관련 내용들도 계속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해줬으면 한다. 문화면은 내용은 좋은데 지면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 공연이나 연극, 전시 등 주요 문화 행사를 모아서 ‘문화 캘린더’ 형식으로 보여줘도 좋을 것 같다.

황현숙 .txt 섹션을 읽고 나면 매번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를 꽉꽉 채워두게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급박한 현안과 관련된 책들을 묶어 소개하는 코너로 확장하는 시도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깊이 있는 스테디셀러와 시의성 있는 신간을 하나씩 짝을 지어 추천해준다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겨레의 시선이 담긴 북 큐레이션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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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천 한겨레 문화면은 시대를 풍미하고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노동이나 인권, 기후위기와 같은 시대적 어젠다와 결합한 안목은 한겨레만이 가진 자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최근 기초 예술 생태계를 지탱하는 소극장의 연극 공연, 전통 예술 콘텐츠가 많아서 좋았다. 부산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영업정지 관련 연속 보도도 어젠다 키핑 차원에서 좋은 사례였다. 아쉬운 것은 텍스트가 너무 많아서 읽기가 좀 힘들다는 점이다. 글은 좀 압축을 하고 시각적 장치를 강화하면 어떨까 싶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이나 오디오 클립 같은 게 있다면 .txt 섹션에 실리는 ‘이 피디의 큐시트’ 연재처럼 기사에 큐알(QR)코드를 넣어 볼 수 있도록 해도 좋을 것 같다. .txt 섹션은 가장 한겨레답고 독보적인 지면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특히 커버스토리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잘 잡아내서 좋다. 다만, 주지주의에 너무 갇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경영 등 일반 시민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영역으로도 시선을 좀 돌려보면 어떨까 싶다. ‘한겨레에서 이런 걸 다뤘네’ 하고 화제가 될 수 있게. 물론 다른 매체처럼 다룰 필요는 없고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좀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베스트셀러 목록은 사람들의 생각의 흐름을 반영하는데, 그런 트렌드를 한겨레만의 시각으로 차별성 있게 보여줘도 좋을 것 같다.

한창섭 요즘 청소년 문화의 빈곤을 많이 느낀다. 한겨레도 청소년 문화에 대해 좀 소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능이 끝나면 고3 교사들이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심이 크다고 한다. 한겨레가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토론할 수 있는 문화 이슈를 던져주면 좋겠다. 그러면 청소년 사이에서 한겨레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전국에 작은 도서관들이 3500개 정도 있다. 작은 도서관들이 지역 문화를 이끌어가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겨레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최근 esc 지면에 최갑수 여행작가가 쓴 ‘책방에서 책 읽다 창밖을 보니 경운기가 탈탈탈탈~’이라는 글을 봤는데, 공감이 돼서 계속 보게 되더라. 의외로 그런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수민 .txt에 마음 돌봄 관련 콘텐츠가 좀 많은 것 같다. 물론 요즘 그 분야에 대한 니즈가 많기 때문이겠지만, 콘텐츠 간의 균형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출판계에선 한겨레가 학술이나 지적 담론 분야에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더라.

이김하롬 .txt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는 섹션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서점의 의미를 묻는 기사, 도서관 대출 빅데이터 분석 기사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독서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도록 하는 코너들이 많아서 좋았다. 각종 칼럼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장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다만, ‘더 말할 수 있는데 왜 여기서 그치지?’ 하는 인상을 받을 때가 더러 있었다. 예컨대, 올해 봄에 .txt 커버스토리로 철학 서적의 번역어 문제를 다뤘는데, 어떻게 번역하는지에 따라 의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학계에서 고정된 번역어가 왜 교체되지 않는지까지 토론의 장을 열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사들이 많았는데, 올해부터 바뀐 티켓 예매 시스템의 적절성 등에 대한 언급도 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서수민 문화 콘텐츠에는 외부 필진의 역할이 꽤 크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

권석천 좀 더 적극적으로 문을 열었으면 한다. 기자가 피디가 되어서 지면을 어떻게 꾸릴지 디자인하고 거기에 맞는 필자들을 발굴하는 게 지금 시대에 맞는 게 아닌가 싶다.

오세욱 한겨레 .txt에서 필진 공모를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까지 공개하면 정당성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은지 외부 필진 선정 과정에서 한겨레가 타사에 비해 성별·연령별 안배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게 느껴진다. 필진 공모를 통해 아직 덜 알려진 젊은 필자들을 발굴하면 어떨까 싶다.

최혜정 필진 공모는 .txt뿐만 아니라 한겨레 여론면 필자 선정에서도 검토해볼 만한 시도인 것 같다. 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

권석천 .txt의 경우 일반 독자들의 투고를 받는 건 어떨까. 지면에 삶의 숨결 같은 걸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정민 질책 들을 거 각오하고 왔는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 오늘 여러 제안과 쓴소리를 해주셨는데 부원들과 공유하면서 앞으로 더욱 좋은 콘텐츠 만들겠다.

정리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 jklee@hani.co.kr

열린편집위원들의 ‘단소리 쓴소리’

열린편집위원들은 그달 주제에 대한 논의가 끝난 뒤, 한겨레의 논조와 기사 쓰는 방식, 뉴스 서비스 등 콘텐츠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독자 눈높이에서 비판과 제언을 쏟아낸다. 회의에서 나온 위원들의 목소리를 싣는다.

• 지난 한달 기사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인스타그램 극우 생태계 분석’ 기사였다. 잘 기획된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개별 기사 페이지에 전체 연재 기사를 볼 수 있도록 묶어주고 별도의 특집 페이지를 만든 것도 좋았다. 다만, 3회 ‘누가 생태계를 움직이나’ 기사에 극우 생태계 48개 핵심 계정의 이름을 밝혔던데, 그게 적절한지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한다. 저의 경우, 그 계정들을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아마 많은 독자들도 그랬을 것 같다. 익명으로 밈을 퍼나르며 주목을 먹고 자라는 계정 운영자들에게는 유력 언론의 지목이 비판이 아니라 오히려 반가운 홍보였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오세욱

• ‘인스타그램 극우 생태계 분석’ 기획에 사회과학적인 기법을 활용했던데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독자들에게 잘 안 읽히는 측면이 있었을 것 같다. 그들은 누구고 왜 그런 일을 하는지를 사람 취재를 통해 보여줬다면 좀 더 흡인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단독’이라는 말이 남용된다는 게 한겨레에서도 느껴진다. 기사에 ‘단독’을 붙이는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서수민

• 인공지능(AI) 만능론이 판치는 시대인데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는 만큼 함께 늘어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한겨레가 지속적으로 지적해 줘서 다행이다. 고은지

• 한강버스 등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문제에 대해 언론이 너무 안 다루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한겨레가 서울시의 문제 많은 사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짚어 주고 있어서 좋았다. 이희영

• 영상으로 정보를 접하는 시대다. 전통 매체들도 인포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사의 가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권석천

• 사람면은 우리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해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황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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