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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1, 2026

[시선]과학이라는 ‘영장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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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기술 확보를 위해 2031년까지 530억원을 투입해 뇌산업 전임상 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실험용 영장류 300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규모 영장류 실험을 주도하겠다는 것은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다. 2022년 미국 의회는 ‘FDA Modernization Act 2.0(Public Law 117-328)’을 통과시켰다. 신약·첨단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서 80여년간 유지돼온 동물실험 의무 조항을 삭제하고, 장기칩(Organ-on-a-chip), 인간 뇌 오가노이드, 컴퓨터 시뮬레이션(In silico) 등 대체시험법(NAMs)의 데이터를 전임상 인허가 근거로 인정한 것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영장류 실험을 엄격히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영장류 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지향하며 대체시험법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수백마리의 영장류를 사육·감금하는 대형 전임상센터 건립에 53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한다.

BCI 상용화를 위해 영장류에 대한 침습적 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종간 차이에서 비롯되는 실험의 한계를 간과한 것이다. 전임상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신약 후보라고 해도, 실제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해 낙마하는 비율이 85~90% 이상에 달한다. 2006년 영국에서 진행된 면역치료 신약(TGN1412) 임상시험의 경우 영장류 실험에서는 약물 투여량의 500배까지 안전성이 확인됐으나, 인간에게 투여되자마자 치명적인 장기 손상을 일으켰다. 이 참사로 입증된 영장류 실험의 과학적 한계와 예측 실패는 이후 유럽 전역에서 실험동물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BCI 연구를 위해 영장류 전임상 검증은 필수적인가? 뇌에 침습형 전극을 이식할 때 발생하는 면역반응과 글리아 흉터(Glial Scar)에 의한 신호 저하 현상은 BCI 연구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과학적 사실이다. 2022년 세계적인 학술지 ‘Neuron’에 게재된 DishBrain 연구(Kagan et al.)는 살아 있는 원숭이의 뇌를 열지 않고,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유래 신경 세포망과 미세전극(MEA)을 결합하는 것만으로 BCI 전극과의 실시간 신호 교환 및 학습 능력을 체외(In vitro)에서 입증해냈다.

침팬지의 언어(수어) 습득을 연구해온 로저 파우츠는 실험실 방에서 침팬지들이 수어로 자신에게 간절히 되풀이해서 부탁했던 단어가 ‘나가고 싶어(OUT)’와 ‘열어줘(OPEN)’였다고 말한다(Next of Kin, 1977). 그는 동물들이 실험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짊어질 의무를 타고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가 그들에게 강요한 것은 과학이라는 이름의 고문일 뿐이었다고 고백한다.

영장류가 대규모로 활용될 국내 BCI 사업은 어떤 국민적인 숙고의 장 없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고 해도 원숭이들이 좁은 방에 갇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실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영장류 전임상센터 구축 및 영장류 300두 확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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