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정부, 농민들 반발에 농지조사 큰 폭 후퇴···관행적 임대·휴경, 농지은행 안 맡겨도 처분 안 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방향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농지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부가 투기가 아닌 관행적 농지 임대·휴경의 경우 농지은행 위탁을 하지 않고도 모두 처분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한다. 당초 농지은행에 위탁하고, 처분을 유예한다는 입장에서 크게 물러난 것이다. 국회와의 협의로 농지은행 예산 증액을 추진해 농지은행의 매입·수탁 범위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지 전수조사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농지조사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후속조치에서 정부는 투기가 아닌 사안에 대해서는 농지조사 결과를 근거로 농지 처분절차를 진행하지 않도록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된 소유상한이 넘는 상속농지, 고령농의 휴경, 관행 임대차,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영농이 곤란한 맹지 등은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절차가 아예 진행되지 않는다.
지난달 정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휴경·관행 임대차 등은 자경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할 경우 처분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농지은행의 매입 여력이 부족하다는 비판 등이 제기되면서 처분 유예에서 미처분으로 물러서고 농지은행 위탁도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꾼 것이다.
대신, 정부는 명백한 투기 행위로 판단되는 농지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부여한 뒤 처분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투기 대상으로 ①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취득 후 무단 방치·임대 ②경매로 농지를 산뒤 거짓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무단방치·임대 ③농업법인 만들어 농사를 짓지 않고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를 적시했다.
정부는 처분하지 않는 대신, 현행법에 맞지 않는 임대차나 시설은 특별조치법 유효기간 중 신청하면 적법하게 양성화하는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관행적 임대차는 규정 합치 여부를 묻지 않고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적법 임대차로 인정한다. 사전 전용 허가를 받지 않은 미허가 시설은 사후 허가 신청이 가능하고, 실제 지목(토지 이용목적)과 실제 상태가 다른 농지는 지목 변경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농지를 팔거나 맡기고 싶어도 농지은행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응해 농지은행 매입·수탁 범위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회와 협의해 내년 농지은행 예산 증액을 추진하고, 매입대상은 진흥지역 농지 위주에서 농업 활용이 가능한 비진흥지역으로 확대한다.
매입 방식은 개별 신청에서, 지역별 농지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여러 기관에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했던 농지은행 이용 절차도 농지은행 방문시 한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임대차·휴경 인정사유의 확대, 실경작자 및 임차농 권리의 보호, 종중· 사찰·미등기 상속농지의 적법한 임대차 계약 체결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농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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