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서강대 난민전형의 ‘공정 담론’
한국 사회에서 난민인 모하메드에겐 세 자녀가 있다. 첫째·둘째가 공과대학에 진학했지만 비싼 등록금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 한 아이는 2년 연속 휴학을 하고 노동 현장을 전전해야 했다. 고등학생인 막내까지 대학에 가면 아이들 학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하메드는 막막하기만 하다.
그들에게 국가장학금 제도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모하메드의 가정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지만 한국 국적이 없어 국가장학금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학자금 대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살아가지만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배제당할 때마다 모하메드는 ‘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죄인가’라고 자조하게 된다.
그는 지난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난민 인정자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 배제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보낸 글에서 “교육받고 자립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난민들에게 고등교육 문턱을 낮추려는 개별 대학 차원의 시도는 있었다. 서강대는 지난 6월 법무부와 ‘난민 배경 학생 고등교육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지난해 난민전형을 신설했는데, 내년부터 난민 입학생 중 2명을 선발해 일정 학점 이상일 경우 등록금 전액 면제 등 지원까지 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내년 봄학기 난민전형 모집요강이 공개되면서 이 지원사업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공부한 한국 학생들은 뭐가 돼? 이 무슨 역차별이야’ ‘돈이 없어서 공부 못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난민 지원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쟁과 폭력, 가난과 박해로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을 기계적으로 같은 출발선에 세워야 한다는 것은 과연 공정할까. 그들은 같은 출발선에 서고 싶어도 설 수조차 없지 않았는가. 미래를 꿈꿀 최소한의 기회 자체가 균등하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건 공정이 아닐 것이다. 그건 부당한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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