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사이렌 같았던” 남북 확성기 싸움 재개될까…접경지역 주민들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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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장단면 조산리 대성동 마을 주민 김아무개(69)씨는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거론되자 우려를 나타냈다. 대성동과 인근 통일촌은 북한 확성기 소리가 닿는 접경 마을로, 우리 군의 대북 방송에 맞선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으로 피해를 겪었던 바 있다.
6일 오전 밭에서 일하다 한겨레와 통화한 김씨는 쇠를 가는 듯한 소리와 귀신·동물 울음소리가 밤낮없이 울리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밤새도록, 낮이고 밤이고 틀어대 생활이 안 될 정도였다”며 “전쟁이 나서 나가라고 사이렌을 울리는 것 같았다. 아침저녁으로 틀어대니 미칠 것 같았다”고 했다. 당시 귀가 불편해 병원 신세를 지거나, 소음을 피해 마을 밖으로 잠을 자러 나간 주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같은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은 관광과 생계가 다시 위축될 것을 걱정했다. 그는 한겨레에 “이번 정부 들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뒤 관광객이 회복돼 많을 때는 하루 3천명 정도 온다”며 “다시 긴장이 높아져 관광객이 줄거나 발길이 끊기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접경지역 주민들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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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한겨레가 만난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 이환기(78)씨도 집에 이중창을 달았지만 밖에서 농사를 지을 때는 소음을 피하기 어렵다며 재개를 우려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2024년 6월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7월21일부터 모든 전선으로 확대했다. 북한도 그해 7월부터 대남 소음방송으로 맞대응하면서 주민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해 6월11일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우리 군이 방송을 중단하고 이튿날 북한의 소음방송도 멈추면서 주민들은 일상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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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재개 요구는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친 뒤 나왔다. 국민의힘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처럼 대북 방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은 5일 이번 사건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폭발이라고 최종 판단하고, 군사분계선 남쪽의 북한군 지뢰 지대를 제거했다.

이런 가운데 접경지역 시장·군수들도 주민 피해를 우려하며 재개 요구 철회를 촉구했다. 경기 파주·김포·연천, 인천 강화·옹진, 강원 고성·철원·화천·양구·인제 등 10개 시·군으로 구성된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는 6일 공동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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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합리적 조처가 필요하다면서도, 확성기 방송이 주민 안전과 재산권, 지역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오랜 군사적 긴장과 규제로 일상과 지역발전에 제약을 감내해왔다고도 했다.
협의회는 “안보와 평화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접경지역에서는 주민의 평온한 일상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에는 “주요 대북·안보 정책을 추진하기 전 지방정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우발적 충돌과 긴장 고조를 막을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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