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뿌볼’ 8종서 가습기살균제에 쓰인 유해물질 검출
한국소비자원 제공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도 가지고 노는 촉감 완구 ‘왁뿌볼’에서 어린이 완구에 사용이 금지된 방부제인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과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이 검출됐다.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MIT와 CMIT는 가습기살균제에도 사용돼 논란이 됐던 성분이다. ‘말랑이’ 제품 일부에서는 간·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허용기준의 6배 넘게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왁뿌볼 8개, 말랑이 7개 등 촉감 완구 15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왁뿌볼 8개 모두와 말랑이 1개 등 9개 제품에서 ‘어린이 완구 안전기준’상 사용이 금지됐거나 허용기준을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왁뿌볼은 점토류와 비슷한 내용물을 얇은 왁스로 코팅해 겉면을 깨뜨리며 촉감과 소리를 즐기는 제품이고, 말랑이는 손으로 누르거나 주무르면 말랑말랑한 탄성과 쫀득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완구다.
조사한 왁뿌볼 8개 모두에서 MIT와 CMIT가 검출됐다. 검출량은 MIT가 3.90∼9.87㎎/㎏, CMIT가 11.29∼31.07㎎/㎏이었다. 두 성분은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방부제로, 피부에 접촉하면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안구 자극 우려도 있다.
현행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의하면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완구는 국내 안전기준(안전확인대상 어린이제품의 안전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 ‘어린이 완구 안전기준’에 따르면 MIT·CMIT는 어린이 완구에 사용할 수 없다. 이번 조사 대상 15개 제품 중 14개는 사용연령을 ‘14세 이상’으로 표시해 ‘안전기준’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소비자원은 어린이가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기준을 준용해 시험했다.
왁뿌볼 1개에서는 붕소 용출량이 1533㎎/㎏ 검출됐다. 어린이 완구 허용기준인 1200㎎/㎏의 약 1.3배다. 붕소에 과다 노출되면 소화기와 대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말랑이 제품 7개 중 1개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0.66%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허용기준인 0.1%의 6.6배에 달하는 수치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간·신장 등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말랑이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는 행동의 위험성도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말랑이 7개 제품을 1000W 전자레인지로 최대 3분간 가열했더니 4개는 25초~2분30초 사이에 파열됐고, 나머지 3개도 3분 가열 뒤 접촉하자 외형이 변했다. 7개 제품의 가열 직후 표면온도는 70~171.2도로 올라갔다. 실제로 올해 4월과 5월에 말랑이를 전자레인지에 데웠다가 화상을 입은 사례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됐다.
조사제품 15개 중 11개는 ‘일반 표시사항’이나 ‘소비자 주의사항’ 표시가 미흡했다. 8개는 모델명·제조연월·수입자명·사용연령 등 일반 표시사항 일부를 빠뜨렸다. 식품과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 13개 중 5개에는 섭취 주의 문구가 없었다.
소비자원은 품질·표시 개선이 필요한 13개 제품의 판매·수입 사업자 17곳에 개선을 권고했다. 12곳은 판매중단·표시개선 등의 조치를 완료했거나 개선 계획을 회신했다. 소비자원은 회신하지 않은 5개 사업자(루디아, 올인원컨설팅, 펀앳홈, ㈜삼우힐링라이프, 혜안)에는 오픈마켓 등을 통해 개선을 요청하고, 관계 부처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개선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어린이용 촉감 완구를 살 때 KC인증 마크와 신고번호를 확인하고, ‘14세 이상’ 표시 제품은 어린이가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는 등 용도 외 사용을 피하고 사용 후에는 손을 씻으며, 피부발진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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