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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어지럼증 반복되면 검사 정상이라도 뇌혈관 질환 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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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고령이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고령이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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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혹시 뇌졸중은 아닐까요?”

80대 여성 환자가 딸과 함께 진료실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 불안한 표정이었다. 9월 들어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두 차례 있었다고 했다. 가지고 있던 어지럼증 약을 먹자 증상은 가라앉았다. 하지만 고혈압도 있고 나이도 많다 보니 혹시 뇌졸중의 전조가 아닐까 걱정돼 병원을 찾았다.

처음 겪은 어지럼증은 아니었다. 지난 3월에도 이명과 함께 어지럼증이 생겨 대학병원에서 뇌와 뇌혈관 MRI까지 촬영했다. 당시 큰 이상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뚜렷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이후 증상이 좋아지자 더 이상 병원을 다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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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귀 안쪽의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탈수나 약물, 혈압 변화처럼 비교적 가벼운 원인도 있다. 그래서 어지럽다고 해서 모두 뇌졸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고령이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환자의 나이와 평소 앓고 있는 질환, 최근 혈압 상태, 어지럼증이 갑자기 시작됐는지, 얼마나 심했고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구토나 보행장애 같은 다른 증상이 함께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환자에게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은 190/100mmHg로 매우 높았다. 80대의 고령에 오랜 고혈압 병력이 있었고, 이전에도 어지럼증이 있었는데 최근 다시 갑작스럽고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반복됐다. 이런 경우에는 뇌혈관 문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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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뇌경색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증상이 반복되고 있으니 며칠 입원하면서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검사 결과 다행히 급성 뇌경색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뇌혈관 MRI에서는 다른 문제가 확인됐다. 동맥경화 때문에 뇌혈관 여러 곳이 좁아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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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환자에서 감별해야 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가 ‘일과성 허혈성 발작(TIA)’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단순하다. 뇌혈관이 완전히 막혀 뇌 조직이 손상되지는 않았더라도,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다가 다시 회복되는 상태다.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뇌의 균형을 담당하는 부위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나 구토, 중심을 잡기 어려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어지럼증만 있다고 해서 TIA라고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뇌졸중과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번 환자처럼 고령이고 고혈압이라는 위험요인이 있으며, 갑작스러운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반복되고, 검사에서 실제 뇌혈관 협착까지 확인됐다면 TIA나 뇌혈관 질환의 가능성을 한 번쯤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특히 증상이 이전과 달라졌거나, 걷기가 어려울 정도의 균형장애나 복시, 말 어눌함, 팔다리의 힘 빠짐 등이 동반된다면 더욱 그렇다.

TIA에서 중요한 점은 증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몇 분 또는 몇 시간 뒤에는 다시 멀쩡해질 수 있다. MRI에서도 급성 뇌경색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증상도 없어졌고 검사에도 이상이 없으니 괜찮은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검사에서 급성 뇌경색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과 뇌졸중 위험이 없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뇌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혈관이 좁아져 있거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부정맥과 같은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면 앞으로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TIA를 흔히 ‘미니 뇌졸중’이라고 부르지만, 가벼운 병이라는 뜻보다는 앞으로 더 큰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특히 TIA 이후 뇌졸중 위험은 초기 며칠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능한 한 빨리 평가하고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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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 한 장만 보는 것이 아니다. 같은 어지럼증이라도 젊고 특별한 질환이 없는 사람에게 나타난 경우와 80대 고혈압 환자에게 반복해서 나타난 경우는 의미가 다르다. 과거 MRI가 정상이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반복되는 어지럼증이 있다면 ‘귀 문제겠지’ 또는 ‘예전 검사에서 괜찮았다’고 단정하기보다 그 사람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 나이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질환, 흡연 여부, 심장질환, 최근 혈압 변화, 뇌혈관 상태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뇌뿐 아니라 뇌혈관과 심장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갑자기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한쪽 시야가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일 때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걷기 힘들어지는 경우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몇 분 뒤 좋아졌더라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마비나 언어장애, 보행장애,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좋은 치료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환자 역시 어지럼증과 구토는 사라졌고 MRI에서 급성 뇌경색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매우 높은 혈압과 반복되는 증상, 뇌혈관 여러 곳의 협착을 함께 놓고 보면 단순히 “검사가 괜찮았다”는 말로 끝낼 상황은 아니었다. 이 환자처럼 뇌졸중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에게 반복되는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검사 결과뿐 아니라 나이와 기저질환, 혈압과 혈관 상태, 증상의 양상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결국 이런 위험을 평소 줄여가는 데서 시작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처방받은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담배를 피운다면 끊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나 경동맥·뇌혈관 협착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진료받아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와 다른 어지럼증이나 마비, 말과 시야의 이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조금 쉬면 낫겠지’ 하고 기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결과 하나에만 안심하기보다 자신의 나이와 질환, 혈압과 혈관 상태를 꾸준히 관리하고, 이전과 다른 증상이 반복될 때는 다시 확인하는 것. 그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뇌졸중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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