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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7번 국도’ 들으며 유영국 작가가 뛰놀던 곳으로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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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절경을 다룬 가장 유명한 작품은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1580년)이다. 북한과 나뉘어 있는 고성군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관동팔경에 2곳(월송정, 망양정)이나 들어간 지역이 울진이다. 사진은 울진의 망양정. 게티이미지뱅크
동해안의 절경을 다룬 가장 유명한 작품은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1580년)이다. 북한과 나뉘어 있는 고성군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관동팔경에 2곳(월송정, 망양정)이나 들어간 지역이 울진이다. 사진은 울진의 망양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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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디의 큐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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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작가 중에서 개인전 관람객 최다 기록을 가진 화가는 누구일까? 이중섭? 박수근? 정답은 유영국 작가다. 김환기 작가와 함께 추상미술의 양대 거장인 그의 개인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가 관람객 4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이중섭, 백년의 신화’가 25만명, 2023년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이 26만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웠는데, 이 수치를 아득히 넘어버렸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유영국 탄생 110주년 기념 회고전’은 25일 끝난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나는 유영국 작가에 대해 할 말이 조금 있다. 전시가 열릴 때마다 관람해서만은 아니다. 1916년생인 유 작가는 어린 시절 뛰놀던 고향의 산을 평생 그림의 주제로 삼았다. 당장 이번 전시 제목만 봐도 그렇다. 한번이라도 그의 전시에 가본 분이라면 알 텐데, 그의 그림 대부분은 고향 울진의 산과 바다를 담아냈다. 이쯤 되면 눈치채셨겠지만, 내 고향이 울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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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데, 부모님과 함께 둘러본 유영국 전시에서 ‘이 그림은 만루(울진 사람들이 부르는 특정 지역 이름) 그린 거 맞재?’ 하는 식의 대화를 자주 나누었다. 추상화이기에 원과 삼각형, 사각형 정도로 지극히 단순화시켜 놓았지만, 고향 사람들인 우리 눈에는 그림이 담고 있는 풍경이 어디인지 알 것만 같았다. 유영국 작가의 그림을 관람하는 전시도 좋지만, 그림 속 산과 바다를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울진 여행도 슬쩍 권해본다. 좋은 노래도 들으면서.

1. 7번 국도 ― 정미조

지금은 고속도로가 뻥뻥 뚫려서 막히지 않으면 4시간 안에 서울에서 울진까지 넉넉히 도착한다. 그러나 90년대까지만 해도 기본 7시간, 명절이나 연휴에 조금 막힌다 싶으면 10시간은 각오해야 했다. 그때 강릉에서 삼척을 지나 울진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 7번 국도였다.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는 요즘은 다들 고속도로를 선택하지만, 정미조는 7번 국도로 가자고 노래한다. 2016년에 이미 37년차 가수였던 정미조가 힘 빼고 부른 이 노래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동해를 위한 보사노바’. 저 바람을 타고 어디든 날아볼까, 저 파도를 따라 끝없이 떠나볼까, 새로운 시간이 춤추는 이 길로, 모든 것 잊고서 외로움도 다 잊고서. 노랫말이 꼭 7번 국도 아래 펼쳐진 바다처럼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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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GQfXIE_Mc4w

2. 7번 국도 ― 장민호

트로트 가수 장민호도 정미조와 같은 제목의 노래를 발표한 적 있다. 장르도 완전히 다르고 노랫말의 정서도 다르다. 정미조는 앞날의 설렘을 담았고 장민호는 어제의 추억을 담았다.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 트롯’을 통해 아이돌급 인기를 얻기 전의 풋풋한 장민호를 들을 수 있어 그의 팬이라면 더 반가울 것이다.

이 노래에는 정동진과 간절곶이라는 구체적 지명도 등장하는데, 동해안의 절경을 다룬 가장 유명한 작품은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1580년)이다. 현재 행정구역상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해당하는 해안가 지역을 돌아보며 그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참고로, 북한과 나뉘어 있는 고성군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관동팔경에 2곳(월송정, 망양정)이나 들어간 지역이 울진이다. 특히 숙종은 망양정의 경치를 관동팔경 중 최고로 꼽으며 ‘관동제일루’란 현판을 하사하기도 했다. 유영국 작가의 그림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란 말씀.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b0lzQcnGSvs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5일까지 진행되는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회고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5일까지 진행되는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회고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3. 들꽃놀이 ― 알엠(RM), 조유진

방탄소년단의 리더 알엠(RM)이 2022년에 발표한 첫 솔로 앨범에 수록된 곡.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알엠은 이번 전시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에도 자신이 소장한 작품을 공개했다. 그뿐만이 아니고, 현재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는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비트윈 유 앤드 미)’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알엠의 개인 소장품 약 150점과 미술관 소장품을 더해 200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게다가 알엠은 단순히 소장품을 빌려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미술관과 함께 전시회를 기획하고 벽면의 글과 작품 설명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내년 2월까지 열린다고 하니 샌프란시스코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은 들러보셔도 좋겠다. 이쯤 되면 랩 몬스터가 아니고 아트 몬스터?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u18be_kRmC0

4. 고래사냥 ― 송창식

너무 요즘 노래만 소개했나 싶어, 1975년에 나온 송창식의 노래도 올려본다. 정말 많은 분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같은 제목인 1984년 배창호 감독 영화 ‘고래사냥’에는 이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 영화 ‘고래사냥’에 나오는 노래는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1975년 작인 하길종 감독의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나온다. 두 영화 모두 최인호의 소설이 원작이라서 더 혼동하기 쉽지만, 뭐 재미있게 보고 들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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