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관계자가 악성코드 검사 목적 업로드했나…VIP 보안 ‘구멍’
‘엄지 척’에 흐뭇한 웃음 국빈방한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이 3일 청와대 본관 앞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태권도 공연을 관람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부망서 관리된 ‘기밀’…저장장치로 옮겨 외부 사이트 접속한 듯
국가 안보 직결 사안…5개월간 사태 파악 못한 정부에 비판 화살
유출 경위 규명은 수월…얼마나 확산됐는지 파악에 시일 걸릴 듯
내부망서 관리된 ‘기밀’…저장장치로 옮겨 외부 사이트 접속한 듯 국가 안보 직결 사안…5개월간 사태 파악 못한 정부에 비판 화살 유출 경위 규명은 수월…얼마나 확산됐는지 파악에 시일 걸릴 듯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공군 1호기 탑승자의 개인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게시된 사건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는 외부 해킹보다 내부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만 정확한 경위는 경찰 수사로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경호 및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개인정보가 5개월간 노출됐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정부의 부실한 보안점검 체계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을 일주일 앞둔 지난 6월2일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의 탑승자 168명 명단이 담긴 엑셀 파일이 악성코드 검사 사이트 바이러스토털(VirusTotal)에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와 국무위원, 청와대·외교부 직원, 경호 인력, 출입기자 등 탑승자 전원의 이름,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만료일 등이 담겼다. 감청 등에 대비해 순방 행사에 부여하는 세 글자 코드명 ○○○까지 함께 기재돼 있는 것을 보면 기밀성 내부 문건 파일이 통째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처 안팎의 관계자가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사이트에 올렸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유출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 해킹에 의한 유출보다는 대통령 해외 방문 업무에 관계된 인사가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검사한 뒤 해당 파일이 사이트에 남아 있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탑승자 명단은 외교부뿐만 아니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와 공군 1호기 운영사인 대한항공 등과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출된 파일은 외부 인터넷망과 분리된 내부 업무망에서 관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내부망 전용 PC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PC를 분리해 업무를 하며 내부망 PC에서는 외부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파일을 내부망에서 저장장치를 이용해 외부 사이트 접속이 가능한 PC로 옮긴 뒤 유출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부망으로 서로 연결된 외교부 본부와 당시 대통령 방문 예정국인 벨기에·이탈리아 주재 공관 등이 유출 경로로 의심받을 수 있다.
바이러스토털 사이트에선 연간 7만5000~110만달러를 내는 유료 회원 및 주요 백신업체가 악성코드 검사 자료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 유료 회원이라면 지난 5개월간 대통령 순방단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셈이다.
유출 파일은 보안문서여서 기관·개인 간 전달 경로가 비교적 투명하게 파악되기 때문에 경찰 수사나 정부 조사에서 유출 경위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안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민감 개인정보가 어디로, 얼마나 새어나가 확산됐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해당 개인정보가 다크웹 등을 통해 추가로 유포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보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5개월 동안 유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정부기관의 허술한 보안점검 체계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2017년에도 ‘악성코드 잡으려다 기업 기밀 줄줄’이라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바이러스토털은 업계에서 기밀 유출 위험이 높은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정보를 다루는 순방 업무 관계자들이 이 같은 위험성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가안보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청와대에 국민의 안전을 맡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