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이 떠난 자리, 바람으로 메웠다…‘풍력 주주’ 태백시 방긋

광고
석탄산업은 태백을 만든 기반이었다. 한때 연간 석탄 640만톤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30%를 담당했다. 석탄산업 활황기에는 장성광업소 한 곳에서만 6천여명이 일했다. 그러나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광산은 잇따라 문을 닫았다. 12만명이 넘던 태백시 인구는 3만7천여명으로 줄었다.
석탄이 나오던 고원은 바람이 좋은 곳이기도 했다. 난류가 적고 풍속이 고른 바람은 풍력발전에 알맞다. 2003년 창죽동 매봉산에 첫 풍력발전기가 선 뒤 태백 곳곳 능선에 발전단지가 들어섰다. 2024년 말 기준 태백시의 풍력 설비용량은 175.6메가와트(MW)로 강원도에서 가장 크다. 태백의 재생에너지 전기 가운데 78%는 바람에서 나온다.
바람이 많다고 지역 몫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태백시는 가덕산에 부는 바람으로 얻는 수익을 지역에 남기려 했다. 2018년 시는 강원도, 한국동서발전 등과 함께 태백가덕산풍력발전 주식회사에 출자해 주주가 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자로 참여한 국내 첫 풍력발전 사업이다.
광고
태백시는 1단계에 25억원, 2단계에 40억7천만원을 출자해 이 회사 지분을 10%에서 17.77%까지 늘렸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받은 배당금은 약 76억1천만원이다. 올해 배당으로 누적 배당액이 출자 원금을 넘어섰다.
가덕산에는 1·2단계를 합쳐 발전기 17기가 서 있다. 설비용량은 총 64.2메가와트다. 바람 부는 정도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실제 발전량은 18만8천여 메가와트시(MWh)였다. 1단계 12기에서 나오는 전기의 절반만으로도 태백시 전체 가구의 수요를 채울 수 있다. 2020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의 누적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이산화탄소 약 34만톤에 달한다.
광고
광고
태백시는 제2회 한겨레 지역회복력 평가에서 환경 영역 탄소중립형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선정에서 주목한 것은 발전량만이 아니었다. 풍력에서 나온 수익이 지역으로 돌아오는 경로에도 주목했다. 그 경로는 주민과 태백시로 나뉜다. 주민들은 1단계 17억원, 2단계 27억원 규모의 채권투자에 참여했다. 사업기간은 20년으로, 투자 주민들은 약정에 따른 수익을 분기마다 지급받는다. 발전사업에 자금을 넣은 주민이 받는 투자수익이다. 육상 풍력의 이익공유는 법령상 발전기 반경 1킬로미터 안의 읍·면·동 주민으로 대상이 한정된다. 태백은 이를 태백시민 전체로 넓혔다. 발전소 주변 마을이 아니라 만 18살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채권을 살 수 있었다.
주주인 태백시는 배당금의 10%를 풍력자원 공유화기금으로 전입하고, 나머지는 일반회계 세외수입으로 편성한다. 2021년에는 풍력자원 공유화기금 조례를 제정해 기금의 재원과 사용처, 심의위원회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이 기금에서 약 6천여만원으로 태백시실버요양원의 낡은 조명 240개를 엘이디(LED) 조명으로 바꾸고, 경로당 4곳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했다. 풍력에서 생긴 수익을 노인 생활시설의 에너지 환경 개선과 추가 재생에너지 보급에 쓴 첫 집행 사례다. 시는 2031년까지 기금 약 12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