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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1, 2026

“하늘에서 원하는 연기 실컷 하시길”···최불암 빈소에 이어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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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향년 87세로 별세하신 故최불암 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2026.10.30. 사진공동취재단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향년 87세로 별세하신 故최불암 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2026.10.30.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9일 밤 별세한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의 빈소에는 고인을 기리는 발길이 이어졌다. 동료 배우와 정부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찾아 고인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국민 아버지’라는 별명을 보여주듯 조문객들은 그의 따뜻한 면면을 추억했다.

5일장으로 이뤄지는 장례 첫날이었던 3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최불암을 기리는 화환이 빼곡하게 자리했다. 설경구, 송윤아, 심은경 등 후배 배우들부터 가수 조용필, 방탄소년단 제이홉 등 가요계 인사, 이재명 대통령,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정치계 인사들의 화환이 줄을 이었다.

최불암이 함께 연기상을 수상한 동료 탤런트들과 함께 한 모습. 왼쪽부터 김영애,정애란,김상순,유인촌,박규채, 최불암.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불암이 함께 연기상을 수상한 동료 탤런트들과 함께 한 모습. 왼쪽부터 김영애,정애란,김상순,유인촌,박규채, 최불암.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날 10시부터 조문객을 받은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건 배우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이었다. 유인촌은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최불암과 22년간 부자지간을 연기했다.

유인촌은 “배우 생활 시작할 때도 첫 데뷔 작품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셨고, 또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내 아버지로 사셨기 때문에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고 불렀다”며 “최근 건강이 좋아지면 만나자고 하셨는데 결국 부고를 받게 돼 가슴 아프다. 대중의 기억 속에 따뜻한 이미지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가 상복과 수의를 들고 빈소를 찾았다. 그는 “사모님 상복 가져다드리려 빨리 왔다. 사모님께 2~3주 전 준비를 해달라는 연락이 와 복건과 소품을 준비했다”고 했다. 박술녀는 “척추가 아프시고 수술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부터 도포를 만들었다, 바지저고리를 만든 지는 1년쯤 됐다”며 “너털웃음 속에 소시민적인 느낌, 삶도 그렇게 사셨다. 하늘나라 가셔서도 꼭 필요한 분으로 사실 것 같다”고 했다.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혜자는 이날 밤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죽으면 또 만날텐데 마지막이라고 하지 말아달라. 그동안 저 사람에 대한 추억을 다 기억하며 살 것”이라고 한 뒤 눈물을 훔쳤다.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조문을 마친 배우 나문희는 취재진 앞에서 “최불암씨, 먼저 가셨네. 우리의 자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서 마음 한구석이 아주 섭섭하다”고 했다. 고인과 추억을 묻자 “추억이 너무 많은데 그냥 간직하겠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떠났다. 나문희는 2014년 SBS <기분 좋은 날>에서 고인과 부부를 연기했다.

드라마 <사모곡>(1987)에서 최불암·김민자 부부와 함께한 이후 ‘딸’을 자처하며 각별하게 지낸 김혜수는 오랜 시간 빈소에 머물렀다. 조문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침통한 얼굴로 눈물을 닦는 모습이었다. 김혜수는 2021년 KBS <한국인의 밥상> 10주년 특집에 출연해 김민자와 함께 고인을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

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에서 최불암의 손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안서현은 “촬영할 당시 초등학생이었는 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온 가족이 할아버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갔다”며 “전 국민이 사랑하셨던 배우이니만큼 한동안 대한민국이 많이 슬플 것 같다. 오래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애도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배우 강석우. 연합뉴스

배우 강석우. 연합뉴스

드라마 <영웅시대> <그대 웃어요> 등 최불암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온 배우 강석우는 “국민에게 사랑받은 거목이 돌아가셨다”며 “이순재 선생님에 이어 최불암 선생님까지 돌아가시고 (배우) 1세대가 떠나시는구나 싶다”고 했다. 이어 “여러 작품에서 함께 연기했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이 크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아내이신 김민자 선생님과는 데뷔작인 <보통 사람들>에서 어머니로 만나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불암 선생님과 함께 드라마 출연을 할 때 더 깍듯이, 과감하게 모셨으면 어떨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빈소를 직접 찾지 못한 배우 고두심은 문자를 통해 “공인으로서 묵묵히 주어진 사명을 자연스럽게 잘해오신 분이며, 특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함께 동참하신 거룩한 마음이 많으신 분”이라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일에 몸담고 일관해오신 선행은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될 것이다. 저 역시 그분에 의해 어린이재단 일에 발을 들여놓고 눈을 떴다”고 전했다.

고인과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이자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한 배우 임현식은 “대학 시절부터 선배님과 60년가량 함께 연기했는데 갈 때까지도 선배 노릇 하시느라 먼저 가신 것 같다”며 “먼저 가셔서도 하늘나라에서 프로덕션 하나 차리셔서 원하는 연기 실컷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불암이 임현식의 세 딸 결혼식에서 모두 주례를 도맡아 서준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날 오후 5시경 빈소를 찾았다. 최 장관은 이날 최불암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10여 분간 유족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 그는 “넉 달 전에 찾아뵀을 때만 해도 환하게 웃으면서 반갑게 맞아주셨는데 너무 애통하다”며 “퇴원하면 술 한잔하자고 하셔서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대신 조금 전에 술 한잔 올려드리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금관문화훈장 추서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의 마음이 허전할 만큼 우리 모두에게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응당 받을 훈장이라고 생각해 국민을 대신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배우 임현식. 경향신문 자료사진

배우 임현식.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외에도 이날 빈소에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김부겸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배우 김성환, 가수 진성 등 수많은 정치, 문화계 인사들이 찾았다.

최불암은 지난 1959년 연극 <햄릿> 무대에 오르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67년 KBS 특채 6기 탤런트로 선발돼 드라마 <수양대군>에 출연했으며, 1969년에는 MBC 특채 탤런트로 발탁돼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최불암은 건강 악화로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29일 오후 10시30분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30일 오전 10시부터 일반 조문객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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