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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SNS서 번지는 청소년 ‘OD’…“복약지도 의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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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으면 큰일 나요.”

서울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ㄱ씨는 얼마 전 액상 감기약, 수면유도제, 멀미약을 한꺼번에 달라는 학생 손님을 제지한 경험을 전했다. ‘어떤 증상이 있는 거냐’, ‘이 약들을 한번에 먹으려고 하는 거냐’고 캐묻자 학생은 눈치를 보다가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ㄱ씨는 11일 한겨레에 “최근 들어 감기약을 대량으로 달라거나, 특정 성분이 든 의약품을 한꺼번에 달라고 하는 10대들이 약국을 많이 찾는다”며 “온라인에 공유되는 ‘레시피’가 있는 건지 구하는 약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감기약, 수면유도제 등 일반의약품을 다량 복용해 환각을 경험하는 이른바 ‘오디’(OD·Overdose의 줄임말로 약물 과다 복용을 뜻함) 행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공유·인증과 함께 일부 청소년들 사이 확산하고 있다. 생명에까지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지만, 창고형 약국 등 약사의 복약 지도 없이 손쉽게 일반의약품을 구할 통로는 외려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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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기반 에스엔에스 등을 이날 보면, ‘오디 조합을 추천해달라’거나 ‘시험 기간만 되면 자해·오디 파티를 한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글에는 대부분 ‘우울계’(자신의 우울함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계정), ‘자해’ 등의 해시태그가 적혔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신에게 해를 입힌 뒤, 이를 공유하며 과시하는 양상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청소년 의약품 중독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2315명으로, 2024년(1918명)에 견줘 20.7% 늘었다. 올해 6월 기준 1340명에 이른다. 중독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내몰리는 청소년이 증가하자,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말 전국 회원 약국에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복용 대상·연령을 확인한 뒤 청소년에게 과량 복용 위험성 등을 필수적으로 복약지도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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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창고형 약국’ 등 청소년들이 약사의 복약지도를 건너뛰고 일반의약품을 손쉽게 구매할 통로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 ㄱ씨는 “소형 약국에서는 그나마 약사가 개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창고형 약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학생들도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보니 요즘에는 창고형 약국으로 많이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을 일반 상품처럼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골라 구매한다. 복약 지도는 소비자가 먼저 문의해야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실제 지난해 12월 마약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의약품을 제한 없이 대량으로 판매해온 울산의 일부 창고형 약국들이 약사회에 적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의약품 오남용을 막을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일반의약품이라도 고용량에 한번 익숙해지면 정신적 중독과 약물 의존으로 이어지고, 사람에 따라선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약 복용은 의사·약사 관리하에 까다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창고형 약국이나 마트 등에선 한계가 있다. 최소한 미성년자 대상으로라도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일반의약품에 대해선 복약지도를 의무화하고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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