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결국 승자 없이 개표 끝…“아이젠코트, 조각권 선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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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여권과 가디 아이젠코트의 야권 모두 과반 의석을 얻지 못했다. 네타냐후 쪽 한 정당이 연합을 탈퇴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동시에 아이젠코트 쪽이 먼저 정부 구성 권한을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선거위원회는 지난 27일 치러진 총선 개표를 마친 결과 네타냐후 총리의 여권이 53석, 야권인 ‘변화 진영’이 48석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양 진영에 속하지 않는 아랍계 정당 ‘공동명부’(11석)와 ‘라암’(8석)은 모두 19석을 차지했다. 최종 집계된 투표율은 77.9%로 직전 2022년 총선(70.6%)보다 7.3%포인트 높았다. 2023년 가자전쟁 이후 치러진 첫 총선으로, 전쟁으로 갈라진 여론이 강하게 맞부딪힌 게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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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진영도 과반(61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향후 정당 간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따라 다음 총리가 정해질 예정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변화 진영과 아랍계 정당들의 연대 여부다. 두 정파는 이번 선거로 확보한 67석을 모아 네타냐후 정부를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세울 수 있다. 선거 전후 아랍계 정당들은 야권 변화 진영과 연대할 의사를 밝혀왔고,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도 엄격한 조건을 달긴 했지만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아랍계 정당이 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변화 진영 주도의 정부 출범에 찬성표를 던지면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반면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 등을 주도해온 여권은 아랍계 정당과 협력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쪽에서 유대교 초정통파(하레디) 세력 일부가 이탈하려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기존 여권에 속해있던 초정통파 정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이 야권 변화 진영을 지지하는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들도 아랍계 정당들처럼 변화 진영 정부에는 참여하지 않되 정부 구성에 찬성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총선에서 7석을 얻은 이 정당이 편을 바꾸면 여권이 46석으로 줄고, 야권 변화 진영이 55석으로 늘어나면서 의석수가 역전된다. 다만, 토라유대주의연합은 자신들의 핵심 공약인 초정통파 유대교 신학생의 병역 면제를 변화 진영에 요구할 것으로 보여 어떤 방식으로 타협을 할지 관심사다. 변화 진영에선 병력 부족으로 유대교 신학생의 병역 면제를 끝내야 한다고 공약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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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통파 정당의 합류가 없더라도 야권 변화 진영과 아랍계 정당의 연대만으로 과반의 지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먼저 정부 구성 권한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 초당파 연구기관인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의 아사프 샤피라는 헤르초그 대통령이 아이젠코트에게 먼저 정부 구성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곧 과반의 지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되는 정당 지도자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다만, 헤르초그 대통령이 세 정당 연합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네타냐후 쪽에 권한을 먼저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뚜렷한 연정 파트너가 없는 여권은 아랍계 정당들의 ‘부정선거’ 의혹과 재선거를 주장하며 상대 정파들의 연대를 방해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 보도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의 정당인 리쿠드는 29일 성명을 내 이번 총선에서 라암이 카타르 자금을 받아 아랍계 시민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권의 부정선거론은 연정 협상에 앞서 아랍계 정당을 악마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랍계를 외세와 결탁한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변화 블록이 이들과 손잡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리쿠드는 이날 성명에서 “어떤 시오니스트 정당도 라암이나 공동명부와 협력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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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거위에선 관련 조사를 지시하면서도 부정선거 의혹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딘 리브네 선거위 사무총장 대행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기 위한 조직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알렸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 의혹이 “터무니없이 과장됐다”고 하레츠에 전했다. 선거위는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진행 중인 조사도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등 여권은 아랍계와 변화 진영이 연대하지 못하고 정국 혼란이 길어져 재선거가 치러지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재선거 때는 이번 선거에서 귀국해 선거권을 행사한 재외국민이 다시 귀국 투표를 하기 힘들고, 생활고가 심한 아랍계 시민들의 투표 열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대이란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교전이 재개되면 재선거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하레츠는 “재선거가 실시된다면 네타냐후와 리쿠드당은 이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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