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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메인/AI로 목소리 변조하고 징계 받을까봐 선제 조치... 혼돈의 직내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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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증가하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행정·사법 조치 건수는 15% 감소해
인사조치 방어용으로 취지 변질되고
생성형AI 활용해 허위신고도 가능해져
기업은 분위기 저해·조사비용 부담 우려
경사노위, 분과위 발족해 개선방안 논의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중견기업 대표 A씨는 최근 인사조치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상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사가 근무 행태를 문제 삼으며 인사 고과에 반영하겠다고 경고했고, 실제로 인사 고과에 반영하자 이에 반발하며 신고한 상황이었다.

신고 결과, 경미한 처분이 내려졌지만 신고자는 징계 수위가 약하다며 2차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상사는 징계가 부당하다고, 조사 과정에서 특정인 편을 들었다고 문제가 된 인사과 직원까지 2차 조사 요구에 가세했다.

A씨는 “노무사 수임료만 몇천이 들고 있다”며 “업무시간에 회사에서 노동부 고발장을 작성하는 직원도 있다. 결론이 났는데도 불복하며 지방노동위원회를 가고, 중앙노동위원회를 가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신고가 처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매년 증가하던 직장 내 괴롭힘 행정·사법조치 건수는 지난해 15.1% 감소율을 보이며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인사조치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악용하는 것이다.

전직 노동감독관 B씨는 “처리했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건 중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할만한 심각한 사건은 10% 이내에 불과했다”며 “해고 위기에 놓인 신고자가 미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해 인사 조치를 무력화하려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남발하거나 허위사실로 신고하는 사례도 나온다. 노동부가 올해 7월 발표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메뉴얼’에서는 과도한 신고 사례로 10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다수의 근로자들과 불화를 겪어온 한 직원이 7차례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반복해 유급휴가를 받은 사건이 소개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챗GPT,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의 발달로 근거가 약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거나 음성을 변조해 허위 신고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전직 노동감독관 C씨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상사의 음성을 따 AI로 성희롱한 것처럼 만들어 신고한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며 “개인 간 대화, 면담은 충분히 변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무분별한 신고로 기업 분위기가 저해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계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은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동시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고, 인사담당자가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 분위기가 저해되고, 인사과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오면 1차적으로 사용자가 조사를 해야 하다보니 조사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된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적으로 일반적인 노무사에게 1차 조사를 맡길 경우, 200만원~300만원가량이 소요되고, 여기서 신고인이나 참고인 조사가 추가로 더 하거나 노동청 대응 대리까지 맡게 되는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난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7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직장 내 괴롭힘 제도 개선 분과위원회’를 발족하고, 허위신고 남발 등에 대한 개선방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신고자에 대해서는 명확한 불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삼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허위사실로 신고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악성 신고자가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에서는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 조항이 허위사실을 지어내 신고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고 판결내린 바 있지만 명문화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요건이 구체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우위를 활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며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지속성, 반복성, 고의성, 공개성 등에 대한 요건이 법률로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때 사용자가 아닌 외부 독립기구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차 조사의 책임이 사용자에게 있다 보니 현장에서는 조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사업주의 입장이 결과에 반영되는 등 조사의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이 불복으로 이어져 2차 조사 요구, 노동청 진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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