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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4, 2026

“테이블 더럽다고 수저 밑에 휴지 깔았는데”…세균 더 많은 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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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이미지.

예시 이미지.

식당에 앉자마자 테이블부터 살피는 사람이 있다. 얼룩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냅킨이나 휴지 한 장을 펼쳐 그 위에 수저를 올려놓는다. 테이블에 직접 닿는 것이 찜찜해서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식당 테이블이라면 이런 행동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테이블과 휴지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깨끗할까. 의외로 과학적으로는 간단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테이블과 종이 제품의 세균 수를 같은 조건에서 직접 비교한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각각을 따로 조사한 연구를 보면 ‘휴지를 깔았으니 무조건 더 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나친 안심일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연구진은 2006년 ‘푸드 프로텍션 트렌드’에 발표한 연구에서 미국 식당 10곳의 테이블을 직접 조사했다. 연구진이 테이블 약 156㎠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배양 가능 세균인 종속영양세균(HPC)은 평균 약 2만2000CFU가 검출됐다. 대장균군은 평균 15CFU, 대장균은 평균 1.4CFU였다. 대장균군은 대장균을 포함해 장내 세균과 비슷한 성질을 보이는 여러 세균을 묶어 부르는 개념이다. 이 가운데 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에 흔히 존재해 분변 오염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테이블을 닦은 뒤였다. 식당 직원이 평소 방식대로 테이블을 닦도록 한 뒤 다시 측정하자 종속영양세균은 약 3560CFU에서 16만CFU로 오히려 45배 증가했다. 대장균군도 4.9CFU에서 92.2CFU로 늘었고, 대장균은 검출한계 미만에서 2.3CFU로 증가했다. 닦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오염된 행주나 수건이 테이블에 세균을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연구에서 식당 테이블의 대장균군은 전체의 70%에서, 대장균은 20%에서 검출됐다. 연구진은 식당에서 사용하는 행주가 테이블 오염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당 테이블이 항상 이렇게 오염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오염도는 음식물 잔여물, 사람의 접촉, 청소 방식과 빈도, 테이블 재질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적어도 ‘깨끗해 보이는 테이블’과 ‘미생물이 적은 테이블’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휴지는 어떨까. 종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완전히 무균인 것은 아니다. 캐나다 퀘벡 심장·폐연구소 연구진은 2012년 ‘미국 감염관리저널’에 시판되지 않은 새 종이타월 6종의 세균 오염도를 조사한 연구를 발표했다. 사용하지 않은 종이타월에서도 제품에 따라 g당 100~10만CFU의 배양 가능한 세균이 검출됐다.

주로 바실러스속 세균이 83%를 차지했고, 파에니바실러스, 엑시구오박테리움, 클로스트리디움속 세균도 확인됐다. 특히 재생섬유로 만든 종이타월은 버진 목재펄프로 만든 제품보다 100~1000배 많은 세균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를 식당에서 사용하는 얇은 종이 냅킨이나 휴지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연구 대상이 종이타월이었고 세균 수도 ‘종이 1g당’으로 측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테이블 연구는 일정 면적당 세균을 측정했다. 단위와 제품, 사용 환경이 달라 두 수치를 놓고 어느 쪽이 더 더럽다고 계산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종이는 세균이 전혀 없는 무균 물질이 아니다. 종이 제품에서도 세균이 검출될 수 있고, 오염된 종이는 다른 표면이나 손으로 세균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같은 종이 제품이라도 ‘무엇을 어떻게 만든 종이인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 눈여겨볼 연구는 올해 국내에서 나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진이 2026년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인쇄된 종이 냅킨의 화학물질 잔류량 비교 결과를 상세히 알 수 있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종이 냅킨 21종과 서울 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입 장식용 냅킨 84종을 분석해 벤조페논,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를 살폈다.

결과는 제품에 따라 상당히 달랐다. 위생용품으로 관리되는 국내 일회용 종이 냅킨 21종에서는 벤조페논과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가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공산품으로 유통되는 장식용 냅킨 84종 가운데 23종에서는 벤조페논이 0.003~0.022㎎/L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8종에서 0.053~0.162㎎/L 검출됐으며, 형광증백제는 14종에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형광증백제가 검출된 제품 14종 중 12종은 재생지를 사용한 제품이었다.

여기서 ‘발암물질’이라는 단어만 떼어내 과도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물질인 1군(Group 1)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번 국내 연구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은 주로 장식용 냅킨이었다.

벤조페논 역시 국제암연구소에서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2B군(Group 2B)으로 분류돼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을 하루 한 장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노출량은 벤조페논 인체노출허용량(TDI)의 0.31%로 평가됐다. 식품 포장재로 가정한 위해도 평가에서는 0.01% 수준이었다.

결국 ‘휴지에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니 테이블보다 더 위험하다’고 결론 내릴 근거는 없다. 오히려 현재 확인된 국내 자료에서는 일반적인 위생용 일회용 종이 냅킨의 화학물질 관리 상태가 장식용 냅킨보다 양호했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수저를 어디에 놓는 것이 가장 나을까. 핵심은 휴지를 무조건 피하거나 테이블을 무조건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일회용 냅킨이나 수저받침을 사용하는 것이 테이블에 직접 수저를 올려놓는 것보다는 물리적인 접촉면을 하나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냅킨 자체가 살균제는 아니다. 테이블에서 떼어낸 수저를 아무 종이나 깔아놓는다고 세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식당에서 더 신경 써야 할 것은 테이블의 얼룩보다 손이다. 테이블과 수저가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식사 전 손을 씻지 않았다면 손에 묻은 미생물이 입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차단하기 어렵다.

테이블이 찝찝해서 휴지를 까는 행동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휴지 한 장을 깔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자리가 ‘무균지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깨끗한 행주로 테이블을 닦지 않았다면, 테이블 또한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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