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업무 위임은 중대 위반사항…당진시, 알고도 계절근로자 관리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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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5시간밖에 못 자고 11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린 방글라데시 출신 계절근로자 52명이 충남 당진시 농가에서 모두 도망친 가운데, 당진시가 직접 해야 할 고용주의 근로조건 준수 확인 등 관리·감독을 사실상 민간업체가 하게 놔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민간업체 ㅇ사는 올해 2~4월 순차적으로 입국해 당진 지역 농가에 배정된 방글라데시 계절근로자 52명의 모집, 교육, 입국 후 관리까지 프로그램 전반에 관여했다. ㅇ사 대표는 방글라데시 정부기관으로부터 계절근로자 업무를 위임받았다며 “모집부터 참여해 한국 도착 후 (농가) 배정도 안내했고, 친구들한테 주의 사항도 전하고 숙소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진시 농촌인력지원팀 관계자도 “ㅇ사와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업체가 근로자들의 불만을 얘기해주면 같이 농가에 나가 보고 시정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외국인 계절근로 프로그램 기본지침’은 적합한 숙소 제공 여부 점검, 근로조건 준수 및 임금 정상 지급 확인, 근로자의 여권·외국인등록증·임금통장 본인 소지 확인, 당해 연도 입국 근로자 교육 등 계절근로자 관리 업무를 국내 지방자치단체 준수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한겨레의 질의에 “해당 준수 사항을 제삼자에게 위탁 불가능(지침 등 근거 규정도 없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당진시보다 더 주도적으로 계절근로자를 관리한 민간업체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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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위임 금지는 당진시가 지난해 9월 방글라데시 재외국민복지·해외취업부와 맺은 업무협약에도 있는 내용이다. 협약서에는 협약을 취소할 수 있는 중대 위반 사항으로 ‘국내 지자체 또는 외국 지자체가 지자체, 중앙정부,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단체에 근로자 모집·선정·배정 등 업무를 위임한 경우’가 적혀 있다. 그러나 ㅇ사는 당진시에 자신들이 방글라데시 고용부 산하 기관의 공식 협력업체임을 인증하는 문서를 보내고 계절근로자들을 관리했다.
이혜경 배재대 명예교수(사회학)는 “계절근로자 제도가 생긴 지 10년이 넘었는데 잘하는 지자체는 이들이 들어오는 특정 시기에 관리직을 늘리고, 그 나라에 직접 가 근로자 선발에도 관여한다”며 지자체의 관리·감독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의 위서현 변호사도 “과거 해남군 사건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브로커가 (외국의) 송출 지자체의 위임을 받았다 하더라도 국내에서 계절근로자 관리·감독 업무를 대행할 권한은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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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방글라데시 계절근로자 52명은 근로계약서와 달리 당진뿐 아니라 경기도와 전라북도 등 서해안권 각지를 돌며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고 일당으로 8만~9만원밖에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에 오기 위해 계절근로 제도가 금지하고 있는 이탈 보증금을 방글라데시 정부 산하 기관에 자국 제조업 노동자 평균 연봉의 2배 이상 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이들의 폭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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