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호실적에도 주가 줄하락…‘AI 투자’ 의구심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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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 주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이 올해 3분기 높은 실적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의 3분기 실적은 양호했지만 잉여현금흐름(FCF) 악화 등 막대한 인공지능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진 까닭이다.
구글에서 시작된 ‘인공지능 투자 회의론’은 아마존·인텔 등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인텔의 주가는 하루 만에 30% 가까이 폭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는 2.86%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2% 떨어졌는데, 반도체주 가운데 인텔(28.58%)의 하락 폭이 유독 컸던 것은 3분기 실적 개선에도 4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날 인텔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4분기 매출을 150억~160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을 0.25달러로 제시해 시장 전망치(매출 171억달러·EPS 0.43달러)를 밑돌았다. 여기에 피시(PC) 시장의 둔화, 이스라엘 공장 폭발,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적자 전망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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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빅테크 기업의 투자 여력에 대한 우려도 깊어졌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뺀 잉여현금흐름이 악화하는 추세를 보여서다. 아마존은 지난 2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42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로, 적자 폭도 확대됐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잉여현금흐름 적자 규모가 2분기 58억5500만달러에서 3분기 90억6500만달러로 커졌고, 메타 역시 같은 기간 7억8400만달러 흑자에서 약 21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장기 공급계약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지만, 빅테크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으면 수요는 급격히 줄 수 있다. 지난 30일 미 주식시장에선 엔비디아가 4.22% 하락한 것을 비롯해 TSMC ADR(-5.95%), 브로드컴(-5.48%), 마이크론(-5.30%)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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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사 찰스슈왑 금융연구센터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상품 연구·전략 책임자는 “다음 주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일정과 변수들이 있어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미국 중간선거 결과, 10월 고용보고서 발표 등을 변수로 꼽았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이번 주 AMD와 AI 네트워킹·광통신 기업들의 실적에서 수요 증가와 이익 성장이 다시 확인된다면 기술주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물가와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진다면 주가 반등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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