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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같은 알츠하이머병인데 왜 증상 다를까…뇌 속 단백질에서 단서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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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이 뇌에 많이 쌓일수록 망상, 초조·공격성, 반복적인 움직임, 식사·식욕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이 뇌에 많이 쌓일수록 망상, 초조·공격성, 반복적인 움직임, 식사·식욕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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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것은 기억력 저하만이 아니다. 환자들은 누군가 물건을 훔쳐갔다고 의심하거나, 불안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주변 일에 관심을 잃기도 한다. 같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더라도 이런 행동·정신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은 다를 수 있다. 그 차이를 이해할 단서가 뇌 속 단백질을 분석한 연구에서 나왔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영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연구 자료인 ‘ADNI’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타우 단백질의 축적과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변화가 각각 다른 행동·정신 증상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환자의 증상을 단순히 인지기능 저하만으로 설명하기보다, 뇌에서 어떤 질병 관련 변화가 함께 일어나는지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 대상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이 확인된 336명이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부터 기억력 등이 떨어졌지만 일상생활은 대체로 유지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초기 치매 환자까지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 영상과 임상 증상, 뇌와 척수를 둘러싼 액체인 뇌척수액 검사 결과를 함께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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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이 뇌에 많이 쌓일수록 망상, 초조·공격성, 반복적인 움직임, 식사·식욕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망상은 ‘사람들이 나를 해치려 한다’는 등 사실과 다른 생각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는 증상이다. 뇌 부위별로는 전두엽과 측두엽, 변연계의 타우 축적이 망상과 연관됐다. 이들은 사고와 판단, 기억과 감정 등에 관여하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이외의 뇌 질환과 관련된 변화에도 주목했다.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뇌에 이 질환의 특징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보이는 단백질 이상이 함께 존재한다면, 이것이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는 또 다른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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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팀은 전체 대상자 가운데 뇌척수액으로 알파시누클레인 이상 여부를 검사한 238명의 자료를 추가 분석했다. 알파시누클레인은 비정상적으로 뭉쳐 신경세포 안에 ‘루이소체’라는 덩어리를 이루는 주요 단백질이다. 이런 변화는 루이소체치매나 파킨슨병 치매와 관련이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에서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분석 결과, 알파시누클레인의 비정상적인 변화가 확인된 사람은 망상과 불안, 무관심, 수면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관련 단백질인 타우와 아밀로이드 베타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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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은 이번 연구의 의미를 보여준다. 행동·정신 증상이 알츠하이머병 자체의 변화와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다른 질병 관련 변화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우와 관련된 증상과 알파시누클레인 이상과 관련된 증상이 일부 겹치면서도 달랐다는 점은, 비슷해 보이는 증상에도 여러 뇌 변화가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환자가 망상이나 불안을 보일 때 이를 단순히 ‘치매가 심해져 나타나는 증상’으로만 해석하면 증상과 관련된 다른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인지기능 평가에 뇌 영상과 단백질 검사 정보를 더하면 환자마다 증상이 다른 이유를 더 세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차이를 반영한 평가·관리 방법을 연구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연구가 특정 단백질이 해당 증상을 직접 일으킨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했을 때 증상이 개선되는지도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실제 진료에서 환자별 관리에 어떻게 활용할지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영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행동·정신 증상을 인지기능 저하의 부수적인 증상으로만 보기보다 뇌 속 병리 변화와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바이오마커(생물학적 지표)를 종합해 환자별 증상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관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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