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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15, 2026

“오레된 빗을 갑푸려 합니다”…48년 전 500원→500만원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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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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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아주 오레된 빗을 이제야 갑푸려 합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역 안내 창구에 한 80대 할머니가 신문지를 돌돌 말아 싼 무언가를 놓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한눈에 봐도 돈뭉치였다. 역무원은 할머니를 바로 붙잡았고, 무엇인지 물었다. 신문지 안에는 5만원권 100장과 꾹꾹 눌러쓴 손 편지 1장이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뜻밖에 48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편지에도 같은 사연이 적혀 있었다.

편지에서 할머니는 “저는 칠십팔년 시월달 정읍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와서 영등포역에 왔지요. 그때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학생이었는데 돈이 없어 내 차표만 사고 우리 아이는 표가 없었답니다”라고 했다. 이어 “역장님은 우리 아이 차비로 오백원을 내라고 하셨지만 우리가 가진 것은 토큰 한 개밖에 없었답니다. 나는 역장님께 사정을 했더니 그 역장님은 고맙게도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절을 하고 돌아서면서 ‘이 돈은 내가 죽기 전에 갚겠다’고 다짐을 했지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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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지금은 많이 늦었지만 그리고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받아주세요. 그동안 많이 많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라며 “영등포 그리고 다른 곳에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사랑합니다”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할머니는 성함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을 ‘난곡동 할매’라고만 했다.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할머니는 이날 역무원들에게 “최근 아들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영등포역 역장님의 배려가 계속 생각이 나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방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은 500만원을 안 받으려고 거절했는데, 할머니가 ‘이걸 드리고 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계속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받았다”며 “그 돈은 ‘기타 영업 외 수익’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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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제공

영등포역 직원들은 역사 안 게시판들에 답장을 남겼다. 직원들은 지난 13일 붙인 게시물에서 “저희는 그날 어머니께서 영등포역에 건네주신 용기와 따뜻한 마음, 그리고 큰 감동 덕분에 매일을 선물처럼 보내고 있다”며 “저희는 살면서 이렇게 깊은 깨달음을 얻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께서는 저희에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누군가에게 받은 배려와 친절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보여주셨다”며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마음 오래도록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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