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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28, 2026

7000㎞ 날아온 흰이마기러기, 홍도평야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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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이마기러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이마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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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 홍도평야에 가을과 함께 찾아오는 귀한 손님이 있다. 4년째 큰기러기 무리에서 은근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흰이마기러기다. 흰이마기러기는 전세계 개체수가 2만5000~3만 마리로 추정되는 멸종위기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올라있다.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종으로, 경기 김포·강화, 충남 서산 천수만 등에서 기록되고 있다.

서로 다른 종이 어울려 살아가는 기러기 무리. 큰기러기 무리 속으로 쇠기러기가 날아든다.
서로 다른 종이 어울려 살아가는 기러기 무리. 큰기러기 무리 속으로 쇠기러기가 날아든다.
흰이마기러기는 부리 위 이마에 뚜렷한 흰색 무늬가 있으며, 부리는 짧고 분홍색이다. 가슴과 배에는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흰이마기러기는 부리 위 이마에 뚜렷한 흰색 무늬가 있으며, 부리는 짧고 분홍색이다. 가슴과 배에는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쇠기러기는 이마에 흰색 무늬가 없으며, 부리 기부에서 이마로 이어지는 부분에 흰색 무늬가 나타난다. 부리는 주황색이며, 배에는 불규칙한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쇠기러기는 이마에 흰색 무늬가 없으며, 부리 기부에서 이마로 이어지는 부분에 흰색 무늬가 나타난다. 부리는 주황색이며, 배에는 불규칙한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큰기러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겨울철새이다. 머리와 목은 짙은 갈색이며, 부리는 검은색 바탕에 주황색 띠가 있다. 쇠기러기와 달리 배에 뚜렷한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없다.
큰기러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겨울철새이다. 머리와 목은 짙은 갈색이며, 부리는 검은색 바탕에 주황색 띠가 있다. 쇠기러기와 달리 배에 뚜렷한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없다.

흰이마기러기가 홍도평야에서 처음 관찰된 것은 2023년이다. 그해 7마리를 시작으로 2024년 5마리, 2025년 8마리, 올해 11마리까지 적은 수지만 해마나 늘어나는 추세다. 철새들은 월동지를 선택할 때 먹이가 풍부하고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며,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을 찾는다. 또 한 번 찾은 장소에서 안정적인 먹이를 구하고 겨울을 났다면 그다음 해에도 같은 지역을 찾는 습성을 보인다. 흰이마기러기가 4년째 이곳에서 월동한다는 것은 홍도평야가 그들에게도 중요한 서식 공간이란 뜻이다.

흰이마기러기 무리가 농경지를 향해 날아든다.
흰이마기러기 무리가 농경지를 향해 날아든다.
농경지에 내려앉기 전 주변을 경계하며 착지 장소를 신중하게 살피는 흰이마기러기.
농경지에 내려앉기 전 주변을 경계하며 착지 장소를 신중하게 살피는 흰이마기러기.
흰이마기러기는 분홍색 부리가 쇠기러기보다 짧다. 이마에는 흰색 무늬가 뚜렷하고 눈 테는 노란색을 띤다.
흰이마기러기는 분홍색 부리가 쇠기러기보다 짧다. 이마에는 흰색 무늬가 뚜렷하고 눈 테는 노란색을 띤다.
흰이마기러기는 착지하는 순간에도 무리를 이루며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질서를 유지한다.
흰이마기러기는 착지하는 순간에도 무리를 이루며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질서를 유지한다.
흰이마기러기가 농경지에 착지하기까지 여러 차례 선회하며 주변을 살핀다. 다른 기러기들의 착지에 방해되지 않도록 무리 사이의 빈 곳을 찾아 신중하게 내려앉는다.
흰이마기러기가 농경지에 착지하기까지 여러 차례 선회하며 주변을 살핀다. 다른 기러기들의 착지에 방해되지 않도록 무리 사이의 빈 곳을 찾아 신중하게 내려앉는다.

현장에서 관찰하면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흰이마기러기가 한무리 안에서 어울려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먹이터를 차지하거나 가족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저 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배척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기러기는 특히 무리 안에서도 가족 단위의 유대가 강한 새다. 흰이마기러기 역시 부모와 새끼가 함께 움직이면서 주변을 경계하고 긴밀히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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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이마기러기가 같은 서식지를 반복해서 이용하는 이유는 먹이 조건과 환경 안정성뿐 아니라 이동 경로, 개체의 생태 특성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흰이마기러기의 번식지는 북극·아북극권으로 우리나라와 직선거리가 약 7000~8000㎞에 이른다. 먼 거리를 이동해 우리나라를 찾는 흰이마기러기는 월동지에서 먹이를 구하고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흰이마기러기가 선회를 거듭하며 주변을 경계하고, 무리의 움직임과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착지할 공간을 신중하게 확보한다.
흰이마기러기가 선회를 거듭하며 주변을 경계하고, 무리의 움직임과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착지할 공간을 신중하게 확보한다.
착지하는 순간에도 무리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개체 간 간격을 유지한 채 질서 있게 내려앉는다.
착지하는 순간에도 무리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개체 간 간격을 유지한 채 질서 있게 내려앉는다.

그런 점에서 홍도평야는 한강과 맞닿은 넓은 농경지에서 먹이를, 주변 강과 습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맞춤 환경을 갖추고 있다. 평야와 수변 생태계가 연결된 환경 조건이 흰이마기러기의 월동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철새는 번식지·월동지를 오가며 다양한 서식 환경에 의존하며 필요한 때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한다. 다만 단순히 먹이터와 휴식처를 갖췄다는 점이 새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단정을 지어선 안 된다. 이동 경로 상의 여러 서식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제각각의 역할이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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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빚어낸 충적평야로 김포를 대표하던 홍도평야는 개발로 서식지가 점차 파편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기러기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왔다.
한강이 빚어낸 충적평야로 김포를 대표하던 홍도평야는 개발로 서식지가 점차 파편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기러기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왔다.
한 조각의 농경지만 남더라도 기러기는 약속의 땅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이 기러기의 기억이다.
한 조각의 농경지만 남더라도 기러기는 약속의 땅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이 기러기의 기억이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에서 바라본 한강·임진강·조강이 만나는 세물 머리. 한강은 김포평야 곁을 따라 흐르며 드넓은 평야와 어우러져 있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에서 바라본 한강·임진강·조강이 만나는 세물 머리. 한강은 김포평야 곁을 따라 흐르며 드넓은 평야와 어우러져 있다.

흰이마기러기가 4년째 이곳을 찾는 것은 홍도평야가 여전히 새들에게 중요한 서식 공간임을 보여준다. 철새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해서, 서식 환경이 보전되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홍도평야는 농경지가 줄어들고 있고, 각종 개발사업으로 서식지가 파편화돼 철새들이 이용할 공간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오히려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철새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할 서식지의 가치와 그곳의 환경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는 한강 수계가 끝나는 곳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섞이는 역동적인 기수역이다. 이곳은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 조강이며, 강 건너편으로는 북한의 하조강이 마주 보인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는 한강 수계가 끝나는 곳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섞이는 역동적인 기수역이다. 이곳은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생태적 가치를 지닌 조강이며, 강 건너편으로는 북한의 하조강이 마주 보인다.

철새 보전은 한 종을 보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농경지와 습지, 강으로 서로 연결된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고, 개발로 단절된 서식 환경을 보전하는 일이다. 철새뿐 아니라 이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과 자연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홍도평야를 찾은 흰이마기러기를 부디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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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영의 탐조사전: 흰이마기러기

흰이마기러기는 북극권과 아북극권을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다. 개체군에 따라 이동 경로와 월동지가 다르다. 동아시아로 이동하는 개체군은 중국과 한반도, 일본 등지에서 월동한다. 번식기에는 주로 툰드라 지대의 습지와 호수 주변에서 생활한다.

일반적으로 늦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번식하며, 땅 위에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다. 흰이마기러기가 툰드라를 번식지로 이용하는 데에는 짧은 여름 동안 먹이를 확보하고 새끼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기온이 오르면 풀이 자라고 다양한 식물이 발달하는데 흰이마기러기는 풀과 식물의 잎, 뿌리 등을 먹으며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여름철에는 낮이 길어 먹이활동에 유리하고, 나무가 거의 없는 개방된 환경에서는 주변을 살피기도 쉽다.

큰기러기 무리 사이에 태연히 앉아 있는 흰이마기러기.
큰기러기 무리 사이에 태연히 앉아 있는 흰이마기러기.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무리 속에 섞여 있어 쉽게 찾기 어려운 흰이마기러기 흔하게 관찰되는 새가 아니다.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무리 속에 섞여 있어 쉽게 찾기 어려운 흰이마기러기 흔하게 관찰되는 새가 아니다.

그러나 툰드라가 천적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곳은 아니다. 북극여우와 맹금류 등 포식자가 존재하므로 번식에 적합한 환경은 먹이뿐 아니라 둥지를 만들 수 있는 지형과 주변 습지, 천적에 대한 대응 조건 등이 함께 작용해 형성된다. 흰이마기러기는 짧은 여름 동안 번식하고 새끼를 성장시킨 뒤, 가을이 되면 남쪽 월동지로 이동한다. 북쪽의 번식지와 남쪽의 월동지는 서로 다른 환경적 조건을 제공하며, 철새는 계절에 따라 이들 서식지를 오가면서 생존을 이어간다.

몸길이는 약 53~66㎝로, 몸 전체는 암갈색이며 부리 위쪽의 이마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배에는 불규칙한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있다. 분홍 부리와 주황색 다리, 눈 주위의 노란 테가 특징이다. 주로 습지와 농경지, 초지에서 식물성 먹이를 섭취한다. 풀과 사초류, 식물의 뿌리와 씨앗을 먹으며, 월동지에서는 농경지에 남은 곡물도 먹이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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