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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24, 2026

억울한 옥살이 후 재심 ‘면소’여도 대법원 “국가배상 책임 인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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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국문화원 폭파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유죄 판결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한 피해자가 재심에서 무죄가 아닌 ‘면소’(유무죄 판단 없이 소송 종결) 판결을 받았더라도, 과거 유죄 판결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대구 미국문화원 폭파사건 관련 국가 손해배상 소송의 첫 상고심 결론이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3일 대구 미국문화원 폭파사건 가혹수사 피해자 A씨 등 4명과 사망 피해자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 부분을 승소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983년 9월22일 대구 삼덕동 미국문화원 앞에 놓인 가방에서 TNT 등 폭발물이 터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A씨 등은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기관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후 A씨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옛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나머지 4명은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984년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10년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 등을 불법구금하고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일부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A씨 등은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19년 재심에서 A씨 등 5명의 옛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면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적용된 법 조항이 1989년 폐지돼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의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판결이 확정되자 이들은 국가를 상대로 총 18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진행한 수사·기소·재판에 관해서만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A씨와 나머지 피해자들의 집시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에 대해선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재심에서 면소 사유가 없었다면, 무죄가 선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법원은 국가 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원심 판단도 뒤집었다. 재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과거 유죄 판결이 그대로 효력을 유지했던 만큼 피해자들이 그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웠다고 봤다. 이에 재심에서 면소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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