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 사업 ‘원전 8기’, 웨스팅하우스 지분 놓고 진통
정부가 ‘대미투자 2호 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국회에 보고한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은 규모와 노형 배분에는 양국이 합의했으나, 한국 측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규모를 둘러싼 입장차는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 보고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는 총 2000억달러 투자금 가운데 1200억달러를 들여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8기를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형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제안에는 응하되, 인수 규모는 논의를 마무리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국 원전 노형인 APR1400의 미국 진출과 한국 기업의 공급망 참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상업적 합리성을 위해 꼼꼼히 따져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한수원·한전은 지난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IP) 분쟁을 끝내며 원전 1기 수출당 기술사용료 1억7500만달러와 물품·용역 6억5000만달러 등 1조원 넘는 대가를 50년간 지급하고, 북미·유럽의 주요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 웨스팅하우스 지분 소수만 인수하고 실질적 의결권은 확보하지 못하면, 이 조건을 풀지 못한 채 투자금만 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의결권을 실제로 확보해야 실익이 생긴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고에서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목표로 협상 중”이라며 “지분율이 5~10% 수준이더라도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비 초과도 원전 사업에 늘 따라붙는 위험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전은 초과 건설비가 44억달러에 이르렀고, 한수원이 한전에 청구한 추가 비용 10억달러를 놓고 ‘팀코리아’ 내부에서 국제중재까지 갔다. 대미투자 원전에서 공사비 초과분을 한·미가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고 시 책임 분담도 문제다. 미국에서는 원전 사고 책임을 운영사가 지는데,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를 확정한 일본은 금융기관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문서로 확약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구두 보증만 받아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다.
이런 위험이 존재함에도 정부가 원전 프레임워크를 함께 보고한 것은 한국 원전의 미국 진출과 한국산 기자재 공급, 시공 참여 등을 종합하면 전반적으로 실익이 충분히 남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부 자금을 미리 집행해 장주기 기자재를 선발주하는 방안도 미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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