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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0, 2026

‘조금 통통한 아이?’…소아비만, 가족이 함께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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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면 다 빠진다.” 살이 찐 아이를 두고 어른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 수 있으니 틀린 말만은 아니다. 다만 이 말이 아이의 건강을 살펴야 할 때를 놓치게 해서는 안 된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조금 통통한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인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일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의 비만은 어른과 다른 기준으로 판단한다. 만 2세 이후에는 체질량지수(BMI)를 연령과 성별에 맞춰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성별에서 BMI가 85백분위 이상 95백분위 미만이면 과체중, 95백분위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몸무게나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체중이 늘면서 키 성장 속도가 둔화되거나 다른 이상이 동반된다면 기저질환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을 유난히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시력이 떨어진다면 혈당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잦은 각성, 아침 두통, 낮 동안의 과도한 졸림도 그냥 넘길 증상이 아니다. 여아에게 다모증이나 월경불순이 나타나면 호르몬 이상 여부를 살펴야 한다. 혈압과 혈당, 간기능, 지질검사 등으로 합병증을 확인하는 이유다.

마음의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체중을 둘러싼 놀림과 비교는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또래 관계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건강을 걱정하며 건넨 말도 아이에게는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라는 뜻으로 들릴 수 있다. 몸무게에만 시선을 두다 아이의 우울과 위축을 놓쳐서는 안 된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돌아볼 곳은 가족의 식탁이다. 아이에게는 “적게 먹어라”라고 하면서 냉장고에 단 음료를 채워두고, “살을 빼야 한다”면서 늦은 밤 함께 야식을 먹는다면 변화는 어렵다. 아이 혼자 의지를 다지게 할 것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가 식사와 활동 습관을 함께 바꿔야 한다.

시작은 작아도 된다. 갈증이 날 때 단 음료 대신 물을 마시고, 과일은 주스보다 통째로 먹는다.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당분과 지방이 많은 간식을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식탁에 올린다. 아침을 거르고 늦은 밤 몰아 먹는 습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장기인 만큼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기보다 필요한 영양을 챙기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활동 역시 일상에 자리 잡아야 한다. 하루 60분을 목표로 하되 부담스럽다면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댄스 등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걸어서 등하교하고 계단을 이용하며 쉬는 시간에 몸을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어른도 화면에서 눈을 떼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생활습관을 바꾸라는 조언만으로 풀리지 않는 현실이 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향하고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에게 규칙적으로 먹고 충분히 움직이라고 주문하기는 쉽지 않다. 맞벌이 부모가 매 끼니를 챙기고 운동까지 함께하기도 버겁다. 아이의 하루에서 식사와 운동, 휴식이 왜 뒷전으로 밀리는지 살펴야 한다. 가정의 노력과 함께 아이들이 잘 먹고 움직일 수 있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환경도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의 목표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이다. 체중을 이유로 꾸짖거나 조급하게 감량을 재촉해서는 그 목표에 닿기 어렵다. 어른들이 먼저 식탁을 바꾸고 함께 걸을 시간을 마련하며, 필요할 때 진료를 받도록 도와야 한다. “크면 빠진다”는 말을 건네기 전에, 아이와 함께 바꿀 수 있는 일상부터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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