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환자 4명 숨진 정신병원 직권조사···중수청에 병원장 고발·병원 영업정지 첫 권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성동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원환자가 숨지고 불법 감금 의혹을 받는 정신병원을 감금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해선 영업정지를 내릴 것도 당국에 권고했다. 인권위가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한 건 처음이다.
인권위는 입원환자 4명이 사망하고 불법 감금과 무면허 의료행위가 자행된 정신병원의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감금·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등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인권위는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는 격리·강박 절차 위반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부실 식사 제공 등 진정을 조사하러 병원을 불시 방문했다가, 병실 잠금장치 설치와 부당한 강박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직권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해당 병원에서 환자 4명이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했다. 병원 측은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병원에 당직 의료진을 배치하지 않고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만 남겨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한 4명 중 3명은 의료진이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심정지·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돼 적절한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숨졌다. 이 중 1명은 325일간 잠금장치가 있는 병실에서 혼자 생활하다 사망했다. 나머지 1명은 컵라면을 먹다 호흡곤란 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당시 병원에 간호사가 근무 중이긴 했으나 사고가 난 층에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다른 입원환자가 직접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 처치를 시도했다.
불법 격리와 강박 실태도 파악됐다. 한 자폐성 장애인은 다른 환자의 커피를 훔쳤다는 이유로 200일간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 격리 및 감금됐다. 의사 지시 없이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임의로 환자를 강박하는 무면허 의료행위도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다른 입원환자를 동원해 대상 환자의 신체를 제압하도록 돕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환자들이 통신의 자유를 침해당한 점도 파악했다. 병원 측은 8개의 폐쇄병동 중 4개 병동에만 공중전화기를 설치했다. 또한 입원환자의 휴대전화 소지를 전면 금지하고, 요일을 정해 일주일에 한 번씩만 전화를 사용하게 했다.
인권위는 관할 보건소에 의료법 제64조에 따른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야간 당직 의료인 미배치 등 고질적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가 정신병원 내 장기 격리를 감금죄로 고발하고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해 영업정지 처분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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