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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1, 2026

“띵동” 택배 집앞까지 사뿐히 배달한 로봇···똑부러진 수행력 비결은 ‘사람 손에 낀 장갑’? [산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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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리워드AI가 27일 공개한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픽업트럭 짐칸에서 택배 상자를 꺼내 건물 출입문 앞으로 옮기고 있다. 리워드AI 제공 영상 갈무리.

미국 스타트업 리워드AI가 27일 공개한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픽업트럭 짐칸에서 택배 상자를 꺼내 건물 출입문 앞으로 옮기고 있다. 리워드AI 제공 영상 갈무리.

택배 기사 자리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섰습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뒤편에 선 로봇이 짐칸에 성큼 올라탑니다. 아마존, 월마트 로고가 찍힌 상자들 사이로 로봇이 각도에 맞춰 손을 뻗습니다. 집어 든 상자를 품 안에 끌어안고 짐칸을 엉거주춤 내려오는데요. 건물 출입문 앞에 내려놓기까지,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제법 사람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 리워드AI가 지난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시연 영상의 한 장면입니다. 실내로 발걸음을 옮긴 로봇은 계단에 놓인 물건을 주워들고, 대걸레로 바닥을 닦습니다. 회사 측은 사람의 원격 조종 없이 로봇이 스스로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 손놀림 모방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로봇

리워드AI의 센서 장갑 ‘옴니바디 핸드’를 착용한 사람이 작업하는 모습. 장갑으로 손동작과 물체를 잡는 힘 등을 기록해 로봇 AI 학습에 활용한다. 리워드AI 제공.

리워드AI의 센서 장갑 ‘옴니바디 핸드’를 착용한 사람이 작업하는 모습. 장갑으로 손동작과 물체를 잡는 힘 등을 기록해 로봇 AI 학습에 활용한다. 리워드AI 제공.

눈여겨볼 부분은 로봇이 이런 ‘일머리’를 익힌 방식입니다. 회사는 로봇을 직접 움직여 가르치는 대신 사람의 손놀림을 학습시켰습니다. 사람이 센서 장갑 ‘옴니바디 핸드’를 끼고 물건을 집거나 문을 열면 손가락 움직임과 접촉 순간, 힘, 주변 모습이 기록됩니다. 로봇용 인공지능(AI) 모델 ‘OM-1’은 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동작을 만들어내고요. 다만 현장에서 물체의 무게·위치가 달라져도 안정적으로 작업할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이 방식을 택한 건 로봇 학습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챗GPT 같은 생성AI는 인터넷의 글과 이미지를 학습하지만, 로봇은 영상만으로 물건을 쥐는 힘까지 익히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로봇을 원격 조종하며 동작을 하나씩 가르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일을 맡길 때마다 이런 훈련을 반복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한 번 배운 기술을 다른 작업에도 응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AI 업계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로봇 일머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구글의 해법은 ‘생각하는 로봇’입니다. 리워드AI가 사람의 ‘손기술’을 배우는 데 집중한다면, 구글은 지시를 이해하고 일을 풀어나가는 ‘판단력’을 앞세웁니다.

지난 7월 공개한 ‘제미나이 로보틱스 2’를 탑재한 휴머노이드는 “물뿌리개를 선반 아래 초록색 통에 넣으라”는 말을 알아듣고, 테이블로 걸어가 물뿌리개를 집어 통에 넣습니다. 말로 들은 물건과 위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그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겁니다.

물론 말귀를 알아듣는 것과 실제 일을 해내는 것은 별개입니다. 구글도 로봇의 움직임이 아직 느리다고 인정했는데요. 자체 평가에서 바닥의 물건을 집는 성공률은 45.7%, 전구를 끼우는 작업은 36%에 그쳤죠.

걷기 좋은 ‘가상훈련장’, 손기술은 ‘글쎄’

엔비디아는 로봇이 연습할 공간을 넓히는 데 주력합니다. 현실에서 모으기 어려운 경험을 ‘가상 훈련장’에서 대량으로 쌓게 하는 것이죠. 지난 23일 공개한 영상에는 수많은 소형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가 경사로를 오르고 장애물을 넘는데, 모두 컴퓨터 속 복제본입니다.

엔비디아는 로봇 학습 도구 ‘아이작랩’으로 가상환경 4096개를 동시에 돌리며 걷는 법을 학습시켰습니다. 넘어져도 부서질 걱정 없이 수천 대가 한꺼번에 시행착오를 쌓는 방식입니다. 학습 환경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필요가 없어서 비용 절감에 유리하죠.

엔비디아가 23일 공개한 영상에서 소형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들이 가상환경에서 경사로와 장애물을 통과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4096개 가상환경을 동시에 활용해 로봇을 학습시켰다. 엔비디아 제공 영상 갈무리.

엔비디아가 23일 공개한 영상에서 소형 이족보행 로봇 ‘마이크로덕’들이 가상환경에서 경사로와 장애물을 통과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4096개 가상환경을 동시에 활용해 로봇을 학습시켰다. 엔비디아 제공 영상 갈무리.

다만 가상 훈련장이 만능은 아닙니다. 걷기처럼 균형을 다루는 일은 물리 법칙으로 비교적 정확히 흉내 낼 수 있지만, 손끝에 닿는 느낌이나 물체가 찌그러지는 모습까지 현실처럼 구현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업계가 센서 장갑이나 원격 조종으로 현실의 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결국 로봇의 ‘챗GPT 모먼트’를 가를 것은 낯선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하느냐일 겁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의 왕싱싱 창업자는 ‘처음 접한 환경의 80%에서 지시받은 작업의 80%를 수행하는 수준’을 전환점의 기준으로 제시하며, 1~2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동작을 시연하는 것과 돌발 상황에 스스로 대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데요. 영상 속 한 번의 성공보다 실제 현장에서 수백 번의 작업을 얼마나 적은 실수로 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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