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포장이 빵빵하게 부풀었다면?…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고기 포장이 부푸는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pexels
마트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 한 팩을 집어 들었는데 포장이 평소보다 볼록하게 부풀어 있다. 집으로 배송된 닭고기 비닐 포장이 빵빵하게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고민하게 된다. ‘진공포장이라 그런가?’ 아니면 ‘고기가 상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고기 포장이 부풀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상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비자가 그 원인을 눈으로 구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눈에 띄게 팽창한 육류 포장은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미국 농무부(USDA) 식품안전검사국(FSIS)은 육류·가금육 포장이 부푸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스치환포장이다. 포장할 때 산소 일부 또는 전부를 질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로 바꿔 넣어 고기의 산화와 미생물 증식을 늦추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런 포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팽창이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미생물 증식으로도 가스가 발생해 포장이 부풀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일부 부패 미생물은 증식하면서 가스를 만들어 포장을 팽창시킨다. 이 경우 고기에서 이상한 냄새나 색 변화, 끈적한 표면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USDA는 소비자가 포장의 팽창 원인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부풀어 오른 육류 포장은 사용하지 않는 쪽을 권고한다.
진공포장인데 왜 빵빵하지?
고기 포장은 모두 똑같지 않다. 고기의 산화를 늦추기 위해 공기를 빼는 진공포장이 있고, 산소 농도를 조절하거나 질소·이산화탄소 등을 주입하는 가스치환포장(MAP)도 있다. USDA에 따르면 진공포장은 포장 내부의 공기를 제거하고, MAP는 산소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가스로 대체해 육류의 보존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따라서 포장이 약간 볼록하다고 해서 무조건 변질됐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매장에서 그 제품이 어떤 가스 조성으로 포장됐는지, 현재 보이는 팽창이 정상적인 포장 상태인지 아니면 부패 과정에서 생긴 가스 때문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가스치환포장일 수도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추측해 먹는 것은 권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고기 살 때는 ‘색깔’보다 먼저 포장을
고기를 고를 때 선홍색인지부터 살피는 경우가 많지만, 포장 상태도 중요하다. 가장 먼저 볼 것은 포장지가 찢어지거나 구멍 나지 않았는지, 육즙이 새고 있지 않은지, 포장이 심하게 팽창하지 않았는지다. USDA도 육류·가금육을 살 때 포장이 찢어지거나 새는 제품은 선택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식품안전나라 역시 식품을 구입할 때 포장 상태를 확인하고, 육류는 다른 식품과 분리해 냉장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포장이 눈에 띄게 빵빵하게 부풀었을 때, 포장지가 찢어졌거나 밀봉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을 때, 육즙이 많이 새어 나와 있을 때, 고기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날 때, 표면이 지나치게 끈적이거나 미끈할 때, 표시된 소비기한이 지났거나 보관 상태가 의심스러운 상태가 겹친다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냄새만 믿지 않는 것이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균은 냄새나 맛, 외관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USDA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집에 가져온 뒤 부풀었다’면 더 주의
매장에서 볼 때는 멀쩡했던 고기 포장이 냉장고에 넣어둔 뒤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냉장고 안에서 온도가 조금 올라가서 그런가?’ 하고 넘기기보다 포장 상태와 보관 이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냉장 축산물은 제품에 따라 적정 유통온도가 다르다. 식육·포장육·식육가공품은 일반적으로 영하 2~10도, 가금육·분쇄육 및 분쇄가공육 제품은 영하 2~5도 범위에서 관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이나 배송 서비스로 고기를 주문했다면 아무리 아이스팩 포장이 되어 있더라도, 가급적 받은 즉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식품안전나라는 냉장 축산물을 받은 뒤 신속하게 포장과 내용물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냉장 보관하도록 안내한다.
고기의 안전성은 포장 팽창 여부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소비기한, 냉장 온도, 유통 과정, 포장 손상, 개봉 여부와 보관 기간 등을 함께 봐야 한다. 실제로 식품안전나라의 육류 보관 안내도 육류는 다른 식품과 분리해 냉장하고, 오래 보관할 경우 냉동하도록 권고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포장이 터지면서 육즙이 흘러나온 경우다. 생고기 육즙이 냉장고 안의 다른 식품이나 선반에 묻었다면 해당 부분을 세척하고 소독해야 한다. USDA는 생고기·가금육의 육즙이 다른 식품이나 냉장고 표면에 닿았을 경우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해당 부위를 세척·소독하고, 생고기는 육즙이 다른 식품에 떨어지지 않도록 냉장고 아래쪽에 보관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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