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맹들, ICC 제재에 동참” 요구…고민 깊어지는 일본 “깊이 우려”

광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 기관 제재에 착수하자 ‘법의 지배’를 강조하며 이 기관에 적극 지원을 이어왔던 일본 정부의 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1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전날 밤 아카네 도모코 국제형사재판소 소장과 통화해 미국 제재에 따른 대응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같은 날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도 전화해 이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 입장을 전달하고 긴밀한 연락을 취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ICC) 기관 제재 발표 직후인 지난 9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 자체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며 “미국의 조처는 일본의 일관된 입장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일본은 국제사회에서의 법의 지배를 일관되게 중시해왔으며 그 구실을 담당해온 국제형사재판소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과 직원에 이어 기관 제재까지 나서자, 일본 총리가 미국을 상대로는 이례적으로 발 빠르게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들 가운데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캐나다·네덜란드 등 7개 국가와 함께 미국의 제재를 비판하는 공동 성명에도 참여했다. 이들 8개국은 성명에서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 제재에 유감을 표하고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고, 재판소의 독립적 임무를 수행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광고
앞서 9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는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한 제재' 팩트시트를 내어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의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취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가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전쟁범죄 의혹을 수사하고,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 지도부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을 부당한 위협이자 주권 침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 루비오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가 미국인을 기소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형사재판소가 위협을 중단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국제형사재판소를 끝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제재로 국제형사재판소는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 거래가 제한되는 등 기관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미국 정부가 이미 아카네 도모코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검사, 직원 등 ‘개인’ 13명에 대한 제재를 가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밝힌 국제형사재판소 관련 전체 제재 대상자는 이보다 많은 17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기관 운영 유지와 기존 계약 정리에 필요한 일부 거래에 예외를 둬 6개월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광고
광고
일본 정부는 2007년 국제형사재판소에 정식 가입한 뒤 회원국 가운데 최대 분담금을 납부하며 이 기관을 적극 지원해 왔다. 현재 아카네 국제형사재판소장이 일본인이라는 점도 자주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을 비롯한 동맹들에 ‘방위 협력’까지 거론하며 국제형사재판소 제재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루비오 장관은 이번 제재를 공식 발표하면서 “국제형사재판소 회원국이면서 자국 방위를 미군에 의존하는 동맹국들이 이 재판소를 제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0일 모테기 일본 외무상과 전화통화에서는 이번 제재가 미국 주권을 위협하는 국제형사재판소의 부당한 행동에 대응해 단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