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일찍 오고 늦게 끝나는 폭염…45년 새 발생 기간 39일 늘었다
서울에 12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며 폭염이 계속된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을 찾은 시민이 땀을 닦고 있다. 한수빈 기자
기후변화로 전 세계 육지에서 폭염이 더 일찍 시작하고 더 늦게 끝나면서 한 해 중 폭염이 발생하는 기간이 지난 45년간 약 39일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23일 게재된 중국과학원 남중국식물원 논문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폭염의 발생 시점은 10년마다 평균 3.29일씩 빨라지고 폭염의 종료 시점은 10년마다 5.41일씩 늦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연중 폭염 발생 기간은 10년마다 8.71일씩 길어졌다.
연구진은 1979~2023년 전 세계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폭염의 시작·종료 시점과 폭염 발생 기간, 한 해 폭염의 발달 속도 변화 등을 조사했다.
지난 45년간 첫 폭염은 약 2주 빨라지고 마지막 폭염은 약 24일 늦어지면서 폭염 발생 기간은 약 39일 늘어났다.
변화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전 세계 육지 지역의 72.0%에서 폭염 시작이 빨라지는 경향이 나타났고, 79.6%에서는 종료 시기가 늦어졌다. 92.1%에서는 폭염 발생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건조지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폭염 발달 속도도 빨라졌다. 연구진은 한 해 첫 폭염이 시작된 뒤 최고기온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빠른 폭염’ ‘중간 폭염’ ‘느린 폭염’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1979~2000년에 비해 2001~2023년에 빠른 폭염의 비중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시작된 뒤 기온이 빠르게 치솟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폭염이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농작물이 극심한 고온에 노출되는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2001~2023년 주요 작물이 개화 등 중요한 생식 단계에서 폭염에 노출된 재배지역의 비율이 1979~2000년과 비교해 1.6~13.3% 증가했다고 밝혔다. 폭염에 노출되는 시기도 작물 생육의 더 이른 시기와 늦은 시기로 확대됐다.
연구진은 얼마나 높은 기온이 관측되는지, 폭염 기간이 얼마나 길어졌는지뿐 아니라 폭염이 언제 발생하고 얼마나 빠르게 발달하는지도 관련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저자인 쉬 원팡 남중국식물원 연구원은 “지난 연구들은 폭염이 더 빈번해지고 강해지고 길어지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번 연구는 폭염의 발생 시점과 발달 속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폭염이 더 일찍 찾아오고 더 빠르게 발달하면 사회와 생태계가 준비하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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