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없으면 중국에 밀린다…날으는 테슬라가 보여준 ‘난감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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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슬라가 날아다니는 신형 스포츠형 전기차 ‘로드스터’를 시험적으로 공개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맥그레거에 있는 스페이스엑스(X) 시험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는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로드스터는 롤러코스터와 유사하게 하늘로 솟은 원형 트랙을 올라간 뒤 뒤집힌 상태에서 추진기를 이용해 지상에 착륙하는 충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대형 트럭을 포함한 테슬라 자동차 다섯대를 뛰어넘어 착지하는 묘기도 부렸다. 로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시속 97㎞)까지 도달하는 ‘제로백’ 테스트에서 0.81초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최고 속도가 시속 370㎞ 이상에 이르러 음속의 절반인 ‘마하 0.5’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주요 매체들은 테슬라의 로드스터 공개를 두고 세계 자동차 산업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각) “이 차가 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라며 “일론 머스크는 초현실적인 기술의 로드스터를 공개해 자신이 일반인들이 운전할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매체는 “머스크는 사실상 주류 자동차 시장을 중국에 넘겨주고 있는 셈”이라며 “서구 자동차 산업의 미래 방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신호”라고 짚었다. 머스크는 이날 행사에서 로드스터가 인간이 운전할 수 있는 마지막 테슬라 차량이 될 것이란 뜻을 밝혔다.
테슬라만이 아니라 포르셰, 재규어, 벤틀리 같은 자동차 업체들에서도 ‘고급화하지 않으면 밀려난다’(Up or Out)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에서 급격한 판매 감소에 직면한 포르셰는 지난 15일 기존 911보다 한 단계 높은 스포츠카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겠다며 콘셉트카 ‘미션 에스(S)’를 공개했다. 타타모터스가 소유한 영국 고급차 재규어도 지난주 13만달러(1억7천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급 전기차 ‘타입 01’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도 “재규어와 테슬라를 비롯한 서구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새 고급 모델들은 저렴한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는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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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엄청난 비용 절감을 실현해내며 서구 자동차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저금리 대출, 무상 토지, 저렴한 에너지 등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과 저임금 숙련 노동자들로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산 전기차가 동급의 유럽 전기차보다 대당 생산 비용이 약 1만1천달러(약 1500만원) 저렴하다고 추산했다. 머스크도 지난 2024년 “솔직히 무역 장벽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괴멸시킬 것”이라고 일찍부터 우려한 바 있다.
자동차 산업 컨설턴트 마이클 던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서구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래의 틈새(니치) 시장 플레이어로 변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던은 “중국은 자동차의 단가를 낮춰 그 누구도 경쟁할 수 없게 만든다”라며 “서구에 남은 선택지는 고급화하거나 밀려나는 것뿐”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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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급화 전략을 택하더라도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먼저 로드스터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드스터가 머스크가 제시한 모든 기능을 갖춘 채 2028년에 실제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솔직히 믿기는 힘들다”라며 “머스크도 실제로 몇 대 생산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는 로드스터가 만약 2028년에 나온다면 수십만달러(약 1억~13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큰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머스크도 인정했다고 짚었다.
또한, 초호화차량이나 스포츠카 구매자들은 대형 내연기관 엔진이 뿜어내는 진동과 소리에 열광하는데, 전기차는 이런 스릴을 줄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포르쉐도 전기차 타이칸의 판매량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31% 급감해, 전기차 개발 계획을 축소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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