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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3, 2026

공익법인도 사회문제 해결에 투자...“유권해석 넘어 법적 근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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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 공익목적투자와 주식기부 활성화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 박찬수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송경용 한국노동재단 이사장,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하승창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윤순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공익법인 공익목적투자와 주식기부 활성화 토론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 박찬수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송경용 한국노동재단 이사장,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하승창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윤순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책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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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이 사회문제 해결 기업과 사업에 투자하는 ‘공익목적투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사회복지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공익목적투자를 정관상 목적사업에 넣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초록우산)도 근거 법률이 없어 정부 유권해석에 기대야 했다. 보건복지부는 초록우산에 적용했던 유권해석 기준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법적 제도화는 관계부처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태호·오기형, 국민의힘 박수영,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공익법인 공익목적투자와 주식기부 활성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첫 세션에서는 공익법인의 재원을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사익 추구는 막고…공익 투자는 넓히고

발제를 맡은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은 “사회문제 해결에 나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정부 재원에 크게 기대고 있다”며 “공익법인의 (투자) 참여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법인의 투자는 설립 목적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기부금을 일회성으로 소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원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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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로는 법의 공백과 맞지 않는 규제를 꼽았다. 문 원장은 공익법인의 사회투자를 다루는 법이 없어 “주무관청이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임의로 판단하기 때문에 법적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는 미국 사례를 들었다. 미국은 1969년부터 재단이 매년 자산의 5% 이상을 공익 목적에 쓰도록 의무화했고, 공익 목적의 투자도 이 지출로 인정한다. 미국의 공인법인들이 인공지능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기업 지원, 저소득층 친환경 주택 개선 사업에 대한 저리 대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다. 대신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나 기업 지분 보유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문 원장은 “사익 추구 등 일탈 행위는 엄격히 규제하고 공익목적 사업의 자율성은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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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해석에 기댄 첫 인가...법령·지침 필요

토론회에선 국내에 공익목적투자를 뒷받침할 법이 없어 스스로 근거를 마련해 제도 공백을 어렵게 극복한 초록우산의 경험이 소개됐다. 초록우산은 사회복지법인으로는 처음으로 공익목적투자를 정관상 목적사업으로 신설했고, 지난해 8월 지방자치단체의 인가를 받았다. 초록우산이 직접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아동 문제의 변화가 있다. 신란지 초록우산 경영전략팀장은 “돌봄 공백, 보호 종료 청년의 자립,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신건강 문제 등 오늘날 아동 문제는 구조적·복합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법과 제도가 바뀌어도 이를 현장에서 작동시킬 서비스와 기술이 없으면 아동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아동 문제 해법을 고민하고 개발하는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돕는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투자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아동 문제 해결 생태계의 설계자이자 마중물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익목적투자를 목적사업으로 인가 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초록우산은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올해 초 회신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투자 대상의 명확성, 수익 활용의 공익성, 투자 방식의 적정성 등 세 요건을 충족하면 공익목적투자를 목적사업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초록우산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 외에도 정부도 ‘사회서비스 투자펀드’를 통해 이미 사회서비스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점 등을 추가 근거로 제시한 끝에 지자체 인가를 받았다. 신 팀장은 “유권해석의 기준이 모든 공익법인이 참조할 수 있는 법령과 지침으로 이어진다면, 법인이 스스로 근거를 만들어 설명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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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익법인 공익목적투자와 주식기부 활성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익법인 공익목적투자와 주식기부 활성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투자 현장에서도 기준 부재에 따른 어려움이 제기됐다. 김영우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팀장은 “공익목적투자의 근거와 판단 기준이 없어 주무관청을 설득하고 투자 구조를 만드는 데 굉장히 많은 소통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법인의 설립 목적에 맞는 투자인지 판단할 기준과 이해충돌 방지 장치, 공익 성과 측정과 회수금 사용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함께 나선 권혜나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과장은 공익성이 분명한 투자는 자율성을 확대하고, 사익 추구 가능성에는 엄격한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다른 사회복지법인도 초록우산과 같은 기준으로 인가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유권해석의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허가는 시·도지사가 법인의 사업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공익목적투자의 개념과 허용범위,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려면 관계부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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