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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1, 2026

나이키·라코스테·컨버스도 다시 달았다···“운동화 신어도 키손실 없다”는 올겨울 잇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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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 힐 디자인을 적용해 레트로풍 감성을 담아낸 컨버스와 바케라의 협업 스니커즈 힐. 컨버스 홈페이지

키튼 힐 디자인을 적용해 레트로풍 감성을 담아낸 컨버스와 바케라의 협업 스니커즈 힐. 컨버스 홈페이지

운동화가 굽을 달았다. 운동화의 편안하고 스포티한 외형에 하이힐이나 웨지힐의 높이를 결합한 ‘스니커 힐(sneaker heel)’이 다시 패션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웨지 스니커즈가 재조명되는 가운데, 스포츠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보다 과감한 형태의 신발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공개된 디자인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컨버스와 뉴욕 기반 패션 브랜드 바케라(Vaquera)의 협업 제품 ‘VX-1 Heel’이다. 컨버스의 스케이트화에서 영감을 얻은 두툼한 갑피에 낮은 굽을 붙였다. 넓은 끈과 도톰한 발등 디자인, 투박한 앞부분은 익숙한 운동화의 모습이지만 뒤꿈치에는 구두를 연상시키는 굽이 달렸다. 운동화와 구두의 특징을 한데 모은 디자인이다. 팝 가수 킴 페트라스가 캠페인 모델로 나섰다.

신발굽을 테니스 공이 대신한 흥미로운 디자인의 라코스테 스니커즈. 라코스테 홈페이지

신발굽을 테니스 공이 대신한 흥미로운 디자인의 라코스테 스니커즈. 라코스테 홈페이지

라코스테는 운동화와 굽의 조합을 한층 실험적으로 풀었다. 2027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공개한 ‘ACE-T1’은 테니스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일반적인 스니커즈뿐 아니라 테니스공을 연상시키는 웨지 형태와 끈을 갖춘 펌프스까지 선보였다. 스포츠 장비와 패션 신발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린 셈이다.

나이키도 과거 디자인을 다시 꺼냈다. 2004년 무렵 등장했던 ‘오볼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볼로 2.0’은 스니커즈의 갑피와 독특한 구조의 굽을 결합한 제품이다. 검정과 메탈릭 실버 색상으로 공개됐으며, 2000년대 초반 스포츠 신발의 미래적인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의 패션 매체 WWD는 이 제품이 연말 쇼핑 시즌에 출시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자벨 마랑은 시그니처 스니커즈 베켓의 대표적인 세 가지 컬러를 재해석해 베켓 리에디션을 선보였다. 이자벨 마랑 홈페이지

이자벨 마랑은 시그니처 스니커즈 베켓의 대표적인 세 가지 컬러를 재해석해 베켓 리에디션을 선보였다. 이자벨 마랑 홈페이지

이 같은 시도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초반 이자벨 마랑의 ‘베켓(Bekett)’으로 대표되는 웨지 스니커즈는 운동화처럼 보이면서도 숨겨진 굽을 통해 키가 커 보이는 효과를 내는 신발로 인기를 얻었다. 이자벨 마랑은 2026년 겨울 시즌 기존 베켓의 상징적인 색상 조합 세 가지를 되살린 한정판 ‘베켓 리에디션’을 선보였다. 과거의 인기 디자인을 다시 내놓으며 웨지 스니커즈의 존재감을 환기시킨 것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 신발 트렌드의 큰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운동화와 발레 플랫을 결합한 ‘스니커리나(sneakerina)’가 등장하고, 로퍼나 더비 슈즈의 외형에 운동화 밑창과 쿠션을 더한 하이브리드 슈즈도 주목받고 있다. 정장 구두와 운동화, 스포츠와 일상복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신발을 하나의 용도에만 맞춰 고르지 않는 디자인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디자인을 되살리면서도 굽의 형태와 소재, 비율을 바꿔 새로움을 주는 아이템의 등장은 제법 흥미롭다. 익숙한 아이템을 낯설게 조합하는 패션의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실용적인 운동화가 패션의 표현 수단으로 확장되며 하이힐의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지만, ‘키높이’를 원하는 수요도 분명 존재한다.

스니커 힐이 올겨울 대중적인 신발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운동화의 유행이 단순히 얇거나 두툼한 밑창, 특정 브랜드의 인기 모델을 고르는 데서 나아가 서로 다른 신발의 특징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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