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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5, 2026

적립·전출액 상한 없고…고정 지출 사업 대거 편성 ‘재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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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출석한 박홍근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예결위 출석한 박홍근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세입 부족분 충당 등 용도
국회 사전 심의 없이 사용 계획
사업비 30%까지 자체 변경권도
소관 부처가 개별 사업 이끌고
미래대응기금은 재원 공급 역할
국회는 기금 전반 감시 강화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4일 종합정책질의를 시작하면서 올해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했다. 가장 큰 쟁점은 미래대응기금(미래기금)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로 조성된 162조원 미래기금 관련 법안에 국회 예산 심사를 벗어나는 예외 조항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원이 지속적으로 적립될지 불확실한 기금에 매년 지출이 필요한 사업을 대거 편성하고, 사업비 변경 권한을 넓게 인정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래기금이 정권 ‘입맛’에 맞는 사업 추진 수단이 되지 않으려면 재원 조성과 지출 전반에 국회 사전 심의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한 개별 사업은 소관 부처가 맡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남는 세금, 빚 갚을까 기금에 쌓을까

첫 번째 쟁점은 더 걷힌 세금을 어디에 먼저 쓰느냐다. 현행법은 초과 조세수입을 해당 연도 국채 상환에 사용한 뒤 남은 세계잉여금은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채 상환에 쓰도록 규정한다. 이후 추가경정예산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 개정안은 여기에 ‘미래기금 적립’을 추가했다. 그러나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과 미래기금 적립에 어떤 순서와 비율로 배분할지 정하지 않았다. 미래기금 전출 규모에 관한 별도의 상한도 없다. 이대로라면 매해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7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 초과세수의 기금 전출 요건과 적립 상한을 법률에 명시하고, 국회의 사전 심의·승인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쌓아둔 돈을 꺼내 쓰는 절차도 쟁점이다. 정부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에서 세입이 부족할 때 미래기금의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가져오는 경우를 ‘예산총계주의’의 예외로 추가하려 한다. 예산총계주의에선 국회 심의가 원칙이다. 이를 예외로 두면 얼마를 꺼내 보탤지 국회가 사전에 심의할 기회는 줄어든다.

돈이 남았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법정 절차를 거친 잔여 세계잉여금을 추경에 쓰려면 국회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기금으로 전출하면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만으로도 가능하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초과세수 전출을 위한 예산총계주의 예외 신설이 헌법상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초과세수를 기금 재원에서 제외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남는 재원으로) 부채를 갚을 수도, 쓸 수도, 저축할 수도 있다. 셋 다 해야 한다”며 배분 비중은 국민과 정치권의 논의를 거쳐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금 운용심의회의 민간위원 위촉 권한도 기획예산처 장관이 쥐고 있다. 기획처는 시행령 등을 통해 위원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위원 구성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나갈 돈은 21조원…사업 범위도 넓어

기금의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는 다음 연도 예산 편성 단계에서 예상한 내국세 수입이 일정한 추세치를 웃도는 부분이다. 예정처는 2029년 이후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금이 고갈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새로 들어오는 돈이 더 없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반면 기금에는 매년 돈이 나가는 사업이 상당수 포함됐다. 예정처는 아동기본수당·농어촌 기본소득 등 현금 급여와 수당, 지방 일반재원 이전, 장학금과 기관 운영비 등 반복 지출이 우려되는 사업을 21조1973억원으로 집계했다. 4대 사업계정 사업비의 46.7%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금이 소진돼도 아동수당처럼 계속 지급해야 하는 사업은 일반회계에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 재원 계획이나 사업 종료 재검토 조건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에 투자할지도 문제다. 정부는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사업계정을 두고 자본 형성, 선도적 투자, 탄력적 집행, 투자 적기 확보라는 ‘넥스트(NEXT)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래기금이 사용되는 범위는 ‘주택도시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사용처가 명확한 타 기금보다 포괄적이다. 또한 예정처는 아동기본수당과 출산지원금, 혼인지원금,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공공기관 기능개혁 지원 등 4조2416억원 규모 사업이 계정 목적과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사업비 변경 권한이 커진 점도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정부안은 미래기금 주요 항목 지출금액의 30%까지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특례를 뒀다. 통상 사업성 기금의 한도는 20%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교육·지방계정에는 교부금·교부세 개편에 따른 정치적 고려가, 청년계정에는 정파적 고려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미래’의 범위가 넓을수록 정권의 중점 사업을 담을 여지도 커진다는 의미다.

안중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개별 사업은 소관 부처가 기존 회계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재정당국은 미래기금을 통해 각 부처에 필요한 재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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