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 권한 빼도 우회로 존재…‘대통령 수혜’ 가능성 다분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조작기소특검법’에서 공소취소 권한이 삭제됐지만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검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를 취소하긴 어렵게 됐으나, 특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회로를 통해 공소취소 등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5일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된 이 법안은 원안에서 ‘공소취소 조항’으로 불리는 부분을 삭제했다. 지난 4월 발의된 원안에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을 넘겨받아 특검이 직권으로 공소취소할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두고 ‘셀프 공소취소’ 가능성을 열어뒀단 비판이 쇄도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논란이 되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요청해 삭제됐다.
그럼에도 조작기소 특검이 공소취소 등 이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선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미래위)가 특검 수사를 근거로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취소를 권고할 수 있다. 미래위가 심의하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은 조작기소 특검 대상과도 겹친다. 수도권 공소청의 A차장검사는 “미래위 활동은 일종의 감찰이고 특검은 수사”라며 “감찰을 할 때는 대체로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데,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서 미래위의 공소취소 권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특검 수사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해 공소기각을 요구할 수도 있다. 여권은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며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한 공소제기’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를 추가했다. 과거 검찰이 이 대통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특검이 결론 내리면 이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다.
수사 대상 사건들을 새로 추가한 데 대해선 ‘대통령 맞춤 특검’이라는 비판을 희석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특검법엔 원안에 없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 수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밀유출 혐의 사건이 수사 대상으로 새로 적시됐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이 특검 수사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한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이 있다”면서 “여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니 수사나 공소제기에 공정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 B변호사도 “대통령이 법원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어 특검을 움직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자체로 사법질서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계를 나눴을 뿐 결국 공소취소를 하겠다는 의도는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공정성 논란을 최소화하려면 특검 후보자를 야당이 추천하도록 하든지, 여야 합의로 추천하도록 하든지,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한 명씩 추천하는 방식으로는 논란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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