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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중간선거 이후, 미국과 어떻게 협상해야 하나 [김연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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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는 가운데, 멀리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이 우뚝 솟아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는 가운데, 멀리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이 우뚝 솟아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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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 전 통일부 장관·인제대 교수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겼다. 민주주의는 자주 엉뚱한 지도자를 뽑는 약점이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바로잡는 교정 능력이 장점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이 미국 정치를 기다리고 있다.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 여소 야대 국면에서 이중의 분열이 예상된다. 의회와 정부의 대립, 그리고 정부 내부의 분열이다. 미국의 분열은 세계 질서의 혼란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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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야당이 승리한 경우는 이번 선거 이전에 네번 있었다. 1946년 트루먼 정부, 1956년 아이젠하워 정부, 1994년 클린턴 정부, 그리고 2006년 부시 정부다. 모두 야당의 협력을 구하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그중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은 공화당과 대화할 수 있는 국방부 장관 출신인 윌리엄 페리를 대북 정책 조정관으로 임명해서 야당의 협력을 구했다. 부시 정부도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을 경질하고, 중도 성향의 로버트 게이츠를 임명했으며 대북 정책을 유연하게 변경했다.

물론 모두 여소 야대 국면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진보적 의제를 복원하고 시민권을 확대하면서 야당과 차별화해서 재선에 성공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여론을 등에 업고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지지율을 유지해서 재선에 성공했다. 여소 야대 국면이라도,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하면 국정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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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예고대로 거부권을 남발하면 지지율은 더욱 떨어지고, 의회와 행정부의 무한 대결이 예상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 내부의 분열이다. 이미 외교 안보 분야에서 대통령과 관료의 시각 차이가 자주 드러났다. 중간선거 패배 이후 대통령의 레임덕은 늦가을 떨어지는 낙엽처럼 자연현상이고, 공무원들은 의회의 압력과 대통령의 인사권 사이에서 납작 엎드릴 가능성이 높다.

북-미 관계는 여전히 열려 있지만, 의회와 대통령의 이중 권력 국면에서 지속 가능한 협상은 어려워졌다. 또한 미국 정부 내부의 분열로 협상의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북한은 대미 협상의 기회를 놓쳤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북한에 호의적인 지도자를 다시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미 협상이 물 건너가면, 정세를 안정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평화 담론의 설 자리는 줄고 핵을 가진 북한에 대응하는 안보 담론만 남을 것이다. 한반도는 진영 대결의 무대이자 지정학적 단층 지대로 뜨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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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통상과 투자, 안보 협력에서 미국의 서로 다른 목소리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미 대통령과 주요 관료의 서로 다른 목소리 때문에 협상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특히 여러 분야에서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추가적인 부담이 생겼다.

미국 정치의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해져야 한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지정학적 중간 지대의 여러 국가가 보여주는 실용적 균형 외교나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캐나다가 보여주는 전략적 자율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 미국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설명하고, 대한민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을 찾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한-미 관계도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네트워크가 쌓여 있다. 얼마든지 민관이 협력해서 대미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몇몇 외교 관료가 정보를 독점하고, 대한민국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증폭시켜 언론에 흘리며 이념 공세를 펼치고, 몇번이나 똑같은 일이 벌어져도 그냥 넘어가다 보니, 이제는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노골적으로 정보를 흘려 정부를 흔든다.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아주 오래전부터 국민은 정부가 한-미 관계에서 구시대의 막차가 아니라 새 시대의 첫차가 되기를 희망해왔다. 한국의 국력도 외교력도 과거와 달라졌다. 희망으로 탄생한 정부가 매번 절망이 아니라 이제는 희망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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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갈라지고 혼란하고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교 안보의 유연성이다. 사람만큼 제도의 개혁이 중요하다. 신속하게 정보를 모으고, 부처의 특성을 고려해 역할을 분담하고, 종합하고 조율하고 협력해야 안개를 헤쳐 나갈 수 있다. 지금은 정책의 내용과 방향이 아니라, 외교 안보의 체질을 개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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