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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이창동 “영화에 ‘타인의 고통’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스스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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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각) 열린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각) 열린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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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 조여정씨가 좋은 꿈을 꿨다고 해서 샀습니다. 한국에는 그런 풍습이 있는데 그 꿈이 이런 행운을 가져온 것 같네요.”

‘가능한 사랑’으로 12일(현지시각)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은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이 극장에 모이기 힘들어하면서 영화 만드는 사람의 고민도 깊어가는 시대에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아야 하는지 저 자신에게 질문했고, 관객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뷔작 ‘초록물고기’(1997)에서는 도시화의 그늘을, ‘박하사탕’(2000)에는 한국 현대사의 폭력을 그리는 등 무거운 현실을 응시해온 이 감독은 ‘가능한 사랑’에서 대기업 해고 노동자 부부와 부유한 부부를 한 앵글에 담으면서 계급과 관계, 소통의 가능성에 대한 주제를 담았다. 이 감독은 회견에서 “‘가능한 사랑'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10여년 전 한국에서 일어났던 대기업의 정리해고 사태에서 시작했다”며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이를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충격이 있었고 저 자신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10여년 전 이 소재를 영화로 준비하다가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자격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다큐멘터리 감독이 그 사람들을 찍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다시 영화화가 가능해졌다”고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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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데뷔 이후 7편의 장편영화를 내놓으며 사회적 폭력이나 우연한 비극에 내던져지는 평범한 인물이 겪는 고통과 심리적 갈등을 탐구해왔다. 현실에 단단히 밀착해 있다는 점에서 영국의 켄 로치나 벨기에 다르덴 형제 등과 비견되면서도 인간이 지닌 선의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송경원 영화평론가는 “‘가능한 사랑’은 계급 격차와 노동의 구조적인 모순을 보여주면서도 인간을 향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의지를 복합적으로 담고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진 인간의 고뇌와 원죄를 다루는 감독의 시선이 한층 더 깊어지고 맑아졌다”고 평했다. 영화제 폐막식 하루 전 ‘가능한 사랑’은 국제비평가연맹상도 받았는데 심사위원단은 “착취, 계급, 환멸, 사랑, 그리고 이야기의 윤리를 탐구하면서 미묘한 힘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가능한 사랑’이 완성되기까지는 영화 외적인 고비도 있었다. 영화 산업의 불황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새로 만든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됐으나 나머지 예산에 대한 투자사를 끝내 찾지 못해 극장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지원을 받아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오아시스’ 베네치아영화제 감독상, ‘밀양’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시’ 칸영화제 각본상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여러차례 수상 경력을 가진 거장 감독이 개봉을 위한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줬다.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이 감독은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매일 기다리면서 술을 마셔야 했던 이준동 제작자에게 특별히 감사와 사과를 전하고 싶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비치기도 했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 뒤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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