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업체 눈치 살피느라 산업재해 발생 숨기는 조선소 하청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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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한화오션의 사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했으나, 협력업체가 제재 등 불이익을 우려해 산재 발생을 고용노동부와 한화오션에 보고하지 않고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조합은 협력업체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고, 한화오션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여는 등 후속조처에 나섰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6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재해 은폐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행위이다. 하청노동자 산재 은폐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설명을 종합하면, 한화오션 사내 협력업체인 ㅂ테크 소속 노동자 ㄱ(58·여)씨는 지난해 12월10일 작업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서 수술을 받았다. ㄱ씨는 ㅂ테크에 산재 신청을 했으나, ㅂ테크 대표는 “산재가 발생하면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서 보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출근하다가 다친 것처럼 해서 공상으로 처리하자. 집 근처 폐회로텔레비전(CCTV) 없는 길에서 다친 것으로 하고, 다른 작업자에게는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ㅂ테크는 고용노동부엔 출근하다 다친 것으로 보고하고, 한화오션엔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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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2월8일에도 ㄱ씨는 작업 도중 갈비뼈 골절상을 당했다. 이때도 ㅂ테크는 공상 처리하며, 고용노동부와 한화오션에 산재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ㄱ씨는 치료를 마치고 지난 6월5일 업무복귀했다. 노조는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9일 한화오션에 공문을 보내 ㅂ테크의 산재 은폐를 알렸다. 다음날인 10일 오후 ㅂ테크는 ㄱ씨를 작업에서 배제하고 탈의실 청소를 시켰으며, 의료기관에서 업무적합성평가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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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한화오션은 ‘산재 발생만으로 하청업체를 제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산재 은폐가 적발되면 큰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하청업체가 산재를 은폐할 이유가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하청업체가 산재를 은폐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아니라 목줄을 쥐고 있는 원청업체 눈치를 살피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 노조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강인석 지회장은 “원청업체인 한화오션은 100개가 넘는 하청업체에 대해 해마다 업무평가를 한다. 산재 발생은 계약해지까지 할 수 있는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따라서 ㅂ테크 산재 은폐는 업체 대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원청·하청 구조로 이뤄진 조선업계 전반의 문제다”라며 “ㅂ테크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산재 은폐에 대한 조선업계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사내 협력업체가 2건의 산업재해 신고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최근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한화오션은 이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조사 결과와 관련 규정에 따라 16일 자체 심의위원회를 여는 등 해당 업체에 대한 후속조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한화오션은 단순히 산재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협력업체에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산업재해 은폐가 사실로 확인되면 최대 계약해지 등 제재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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