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못 탄 트럼프, ICC 추가 제재…수상자 필라이 “용납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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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전례가 없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필라이는 10일(현지시각)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화상으로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평화센터 행사에 참석해 “국제재판소들, 특히 헤이그에 있는 형사재판소의 존속을 둘러싸고 긴장과 불안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 명의 직원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 국가가 판사들이 내린 사법적 명령만을 이유로 이들에게 제재를 발표했다. 이는 전례가 없으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전날 전쟁범죄와 집단학살에 대한 정의 구현과 책임 규명에 힘쓴 공로를 인정해 필라이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필라이는 형사재판소 판사를 지냈으며, 2008∼2014년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역임했다. 지난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유엔 독립 국제조사위원회(COI)의 위원장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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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수상자 발표 몇 시간 뒤 형사재판소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9일 형사재판소를 “불량 재판소”라고 부르며 재판소와의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개인을 넘어 재판소 자체로 제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앞서 형사재판소는 미국 정부가 이미 아카네 도모코 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검사, 직원 등 개인 13명에 대한 제재를 가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밝힌 형사재판소 관련 전체 제재 대상자는 이보다 많은 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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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재는 미국 기업 등의 재판소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으로, 금융·보험·소프트웨어 등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 이용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다만 일부 거래에는 예외를 두고 사실상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형사재판소는 미국 제재에 대해 “국제법에 대한 공격”이라며 “역사가 이 순간을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미국의 이번 결정이 “국제형사사법 실현을 위한 공동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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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소 최대 분담국인 일본을 포함해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캐나다·네덜란드 등 8개국은 “미국의 형사재판소 제재에 유감을 표하고 강력히 반대한다”며 “형사재판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흔들림 없이 지지하고, 재판소가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제재 발표 직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열망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자신이 “상을 받았어야 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자신이 “8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한국과 북한 (…)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전쟁도 막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필라이를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유엔에서 일하는 진보 성향 인물”이라며 이번 수상 결정을 “노르웨이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벨평화상은 반민주적이고 사실상 문명의 적인 소수의 급진적 이념주의자들 때문에 영원히 신뢰를 잃었다”며 “노르웨이,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도 필라이의 수상에 강하게 반발했다. 조사위원회의 가자지구 관련 판단을 “왜곡됐으며 거짓”이라고 부인해 온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번 수상이 “반이스라엘 증오”를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노벨위원회가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을 기림으로써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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