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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2, 2026

[오마주]“귀신보다 민원이 더 무서운” 교권추락시대…수상한 여고의 흑마술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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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마주]“귀신보다 민원이 더 무서운” 교권추락시대…수상한 여고의 흑마술 동아리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어 외투를 챙겨야 할 때가 왔습니다. 올해 여름은 상대적으로 늦게 찾아왔다가 몇 주간을 작열하더니 이렇게 홀연히 지나가 버리는구나 싶어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사실 저는 매년 여름이면 몰래 납량특집 방송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무서운 걸 잘 보지도 못하는데, 신기한 이야기들이 좋아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송사에서 신규 편성을 줄이면서 올해 여름에는 이렇다 할 납량콘텐츠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담아 날씨는 이미 서늘해졌으니, 서늘하지는 않은 공포 코미디 영화 <교생실습>을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성공으로 한국 공포영화에서 여자고등학교는 공포물의 핵심 키워드가 됐습니다. 영화 <교생실습>도 여고를 배경으로 하지만, 분위기는 정말 다릅니다. 가끔 놀라긴 해도 무섭지 않고, 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에 주말을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교생실습>에서 ‘강은경’(한선화·오른쪽)이 교탁 앞에 서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교생실습>에서 ‘강은경’(한선화·오른쪽)이 교탁 앞에 서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는 130년 전통의 세영여자고등학교, 신학기를 맞아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한 ‘강은경’(한선화)이 교생실습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찾은 학교에서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은사님에게도 감사를 표하던 것도 잠시, 교장 선생님은 교생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가시라”며 엄포를 놓습니다. 학생의 성적이 중요하고, 학부모의 민원을 받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니 열의 때문에 학생을 혼내거나 일을 벌이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은경의 은사님도 “귀신보다 민원이 더 무섭다”며 학을 떼죠.

하지만 주인공 은경은 누구보다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입니다. 처음 보는 학생의 복장을 지적하는가 하면, 선생님 말씀은 듣지 않고 인터넷 강의를 보는 학생의 이어폰을 직접 뽑아버리기까지 하죠. 물론 대가는 따릅니다. 학부모가 학교까지 찾아와 항의하고, 교장에게는 경위서를 쓰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던 어느 날 은경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빨간색 두루마기를 입고 눈을 검게 칠한 세 명의 학생은 학생들에게 ‘복비’라며 오만원과 증명사진, 명찰을 받고 있었습니다. 은경이 복비를 내고 온 학생에게 “방금 돈을 뜯긴 거냐”고 물으니 학생은 “복비다. 저희를 대신해 성적 향상 기도를 해주는 흑마술동아리의 착한 친구들”이라고 말합니다.

국어, 영어, 수리 부분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재이기도 한 이 세 사람은 본명 대신 ‘아오이’(홍예지) ‘리코’(이여름) ‘하루카’(이화원)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 행위는 부당하다고 생각한 은경은 재고 따질 것 없이 바로 흑마술 동아리로 찾아가 학생들을 선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세 사람은 말합니다 “우리의 위대한 이다이나시님은 시험의 답을 알려주신다”고요.

은경은 학생들의 말이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쪽지 하나를 건넵니다. “이다이나시가 정말로 똑똑하다면 이 문제를 꼭 풀어보라”고 하면서요. 하지만 다음날, 세 학생 중 두 사람이 사색이 되어 은경을 찾아옵니다. “이다이나시님이 화가 나서 하루카를 잡아갔고, 오늘 새벽 선생님이 직접 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은경과 학생들은 그날 새벽 흑마술 동아리방에서 함께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일순간 동아리방의 거울이 일렁이고, 세 사람은 다른 차원의 학교로 들어갑니다.

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교생실습>의 한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다이나시를 만나기 위해서는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 영역의 세 번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은경이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게 낫지 않냐”고 말할 정도지만, 학생들은 “안 해본 건 아니”라며 묵묵히 나아갑니다. 그렇게 겨우 이다이나시를 만나고 학생들의 말이 진짜임을 알게 됩니다. 요괴 이다이나시는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을 뺏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성적을 올려주는 대가로 영혼을 가져가고, 그렇게 영혼을 빼앗긴 학생들은 서른이 되기 전에 죽는다는 것이죠.

은경은 자신의 신념과 학생들의 목숨을 함께 지킬 수 있을까요? 이다이나시는 대체 왜 이 학교에 머물고 있을까요. 영화는 교권추락, 여고의 괴담, 사제 간의 우정이라는 언뜻 뻔한 소재들을 한데 버무리지만, 은경의 은사가 “개연성은 따지지 말라”고 말하는 장면이 예고하듯, 개연성은 버리고 저 멀리 나아갑니다. 그 과정이 불쾌하기보다 유쾌하니 걱정은 덜어두셔도 좋습니다.

<교생실습>은 <아메바소녀들과 학교괴담>으로 국내 B급 호러코미디 영화의 지평을 연 김민하 감독의 작품입니다. 제목은 전혀 다르지만, 엔딩크레딧에도 나오듯 전작의 시즌2 성격이 짙습니다. 공포 영화의 클리셰를 비틀었던 전편과 달리 오컬트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코미디적 성격이 강해졌습니다.

영화는 지난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지난 6월 극장 개봉 했습니다. 현재는 OTT 디즈니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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